中 리오프닝만 기다렸는데 또 수출 쇼크…빗나간 韓경제 전망?
하반기 반등을 예상했던 올해 수출 흐름이 심상찮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7% 줄었다.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 11개월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반도체 경기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중국 부동산업계 발(發) 리스크도 변수로 떠올랐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 경제성장이 두 배에 달할 것이란 정부의 '상저하고(上低下高)' 경기 전망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통관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지난해 10월(-5.8%)부터 지난달(-16.8%)까지 줄곧 내리막이다. 8월 1~20일에도 17%가량 줄었다. 이달 말까지 이러한 추세라면 수출은 1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수출 부진의 주요인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 감소다. 지난달 중국 수출은 99억달러 수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25.1% 감소했다. 지난해 6월(-0.8%)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달 들어서도 20일 만에 27.5% 줄었다.
정부가 수출 반등의 근거로 제시한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 탓이다. 특히 반도체 등 정보통신(IT) 경기회복 시점도 미뤄졌다. 반도체 수출은 12개월 연속 전년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서도 20일 만에 25%가량 감소했다.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 위기에서 촉발된 중국의 경기 둔화가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 가든)은 지난 7일 10억 달러(약 1조3400억원) 규모 회사채 2종의 이자 2250만달러를 내지 못했다. 30일간의 유예 기간에도 이자를 못 갚으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가 된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 수준을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경제 심리가 위축됐다. 7월 소매 판매와 산업생산도 각각 전년 대비 2.5%, 3.7% 증가하는 데 그치며 전망치를 밑돌았다.
중국의 투자·소비심리 위축은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이다. 우리나라는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있지만 아직까지 중국은 우리나라의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이다. 지난 1~7월 기준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메모리반도체의 중국 수출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수출은 정부의 예상 경로를 벗어날 수 있다. 최근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수출이 플러스(+) 전환될 것으로 예측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8월은 휴가 등 계절적인 이유로 수출이 부진한 특성이 있지만 9월부턴 무역수지가 기조적으로 흑자에 진입하고 수출도 10월에는 플러스로 진입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외환시장도 불안정해졌다. 원/달러 환율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계발(發) 위기가 발생한 지난 7일(종가 1306.2원) 이후 1340원 선을 웃돌기도 했다. 미국의 강달러를 견제할 만한 화폐가 부재한 가운데 원화는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로 위안화와 동반 약세를 보였다.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까지 경기둔화가 확대될 경우 하반기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유입도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내수 활성화와 여행수지 개선이 어려워지는 셈이다.
대외 여건 악화로 인해 올해 한국 경제가 '상저하저(上低下低)'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상반기 경제성장률(0.9%)의 두 배에 달하는 하반기 1.7~2.0% 성장폭을 예상한 바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10~11월 수출은 지난해 기저효과로 인해 소폭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지만 그 이후로는 다시 감소세로 접어들 것"이라면서 "여태껏 우리나라 수출 감소의 상당분을 중국 수출이 차지했는데 앞으로도 중국 경기가 개선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기 때문"고 설명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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