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파시즘이 관악구 성 위기 초래"… 반(反)여성정책 선봉장 최인호 구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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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성폭력 살인'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의 '여성안심귀갓길 사업' 예산 전액 삭감을 주도한 국민의힘 소속 최인호 구의원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관악구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최 구의원은 지난해 9월 16일 본회의 자유 발언에서 "관악여성회를 비롯한 여성단체들의 생태계 조성, 수백억 원대의 성인지 예산, 그리고 여성가족과를 주축으로 한 '성 파시즘' 사업 등이 우리 관악구의 성 위기를 초래하는 데 일조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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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성평등' 정책 무용론 제기
"몰카 범죄 많지 않아" 주장 펴기도
'신림동 성폭력 살인'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의 '여성안심귀갓길 사업' 예산 전액 삭감을 주도한 국민의힘 소속 최인호 구의원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최 구의원은 관악구의 '여성친화도시' 정책을 비판하며, 성평등 정책 무용론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그의 이 같은 의정활동이 여성 폭력 방지를 위한 지역 치안을 허술하게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관악구 여성가족과 없애자"… 성평등 정책 '퇴보' 지적
21일 관악구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최 구의원은 지난해 9월 16일 본회의 자유 발언에서 "관악여성회를 비롯한 여성단체들의 생태계 조성, 수백억 원대의 성인지 예산, 그리고 여성가족과를 주축으로 한 '성 파시즘' 사업 등이 우리 관악구의 성 위기를 초래하는 데 일조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구내 안전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여성 1인 가구의 모임을 지원하는 '안전모꼬지' 사업을 예로 들며 "구에서 지원해주는 것 자체가 허위 예산 (사용)이자 방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는 정부에 앞서 우리 관악구부터 여성가족과를 폐지하고 '성평화가족과'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에서 진행하는 성평등 정책과 관련한 무용론도 제기했다. 최 구의원은 지난해 10월 11일 본회의에서 '여성친화표지판'(화장실을 구분할 때 여성은 분홍색, 남성은 파란색으로 표시하는 대신 같은 색으로 칠해 색깔로 성별을 나누지 않는 방식) 사업을 언급하며"발상 자체가 인류의 퇴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화장실 표지판 색이 다른 이유는) 남성과 여성이 구분되는 상징적인 색깔을 통해 자기 성별에 맞는 화장실로 들어가기 위함"이라며 오히려 "인간들이 살기 편리하도록 진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구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대한민국은 '몰카'(불법촬영) 범죄가 많지 않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서울시와 우리 관악구에서 몰카 잡겠다고 추적단 만들어서 계속 (점검을) 돌렸지만 단 한 건도 적발하지 못했다"면서 "여성을 약자로 보고 무시하는 태도 하나하나가 여성들의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10월까지 약 6년간 신고 접수된 불법촬영 범죄 건수는 총 3만9,957건에 달했다. 매년 평균 6,660여 건, 하루 18건꼴로 발생한 셈이다.
"성인지 교육? 편향된 페미니즘 이념 가르쳐"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도 일삼았다. 최 구의원은 지난해 11월 구의회 도시건설위원회 회의에서 "여성가족과에서 하는 대로 맡겨 놓으면 엉망이 된다. 전문가라고 해봤자 맨날 여성단체 소속 페미니스트들 데려다 앉혀 놓고 하는 것"이라며 당시 '대학동 골목길 재생사업'이 성인지 사업으로 포함된 점을 지적했다. 같은 해 12월 회의에서는 "성인지 교육은 성평등이라고 말은 하지만 페미니즘 교육을 시키는 것"이라며 "한쪽 이념으로 편향된 교육을 강사들에게 시키고 관내 학생들 상대로 교육하도록 하는 건 폭력적이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성평화 최인호'를 통해 여성안심귀갓길 예산 폐지를 주도하는 등 의정활동을 홍보하면서도 "앞으로도 페미니즘 관련 예산을 손보겠다"고 밝혔다. 올해 관악구의회를 통과한 예산안에 따르면 '여성안심귀갓길' 사업 예산 7,400만 원은 전액 삭감됐고, 해당 예산은 '안심골목길' 사업에 배정됐다.
최 구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이날 페이스북에 추가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강간살인 사건이 발생한) 둘레길이 여성안심귀갓길이었으면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예산을 삭감해 범죄가 발생했다고 악의적 선동을 하는 집단이 존재한다"면서 "이때다 싶어 광인처럼 날뛰는 '성특권 파시즘' 세력과 타협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적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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