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울산 신복로터리 '제2공업탑' 50년 만에 사라진다…철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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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이 없어지면 조금은 허전하겠지만 답답했던 시야가 탁 트일 것 같아 기대됩니다."
21일 오전 울산시 남구 무거동 신복로터리에서 '제2공업탑' 철거가 시작됐다.
울산시는 교통 체계 개선 사업 1단계인 제2공업탑 철거와 신호기 신설 등을 마무리하면 2단계로 신복로터리를 회전교차로에서 평면교차로로 변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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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하겠지만 달라질 모습 기대"…"역사 있는 조형물인데,보존 못 해 아쉬워"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탑이 없어지면 조금은 허전하겠지만 답답했던 시야가 탁 트일 것 같아 기대됩니다."
21일 오전 울산시 남구 무거동 신복로터리에서 '제2공업탑' 철거가 시작됐다.
세워진지 50년 만이다.
이번 철거 공사는 울산시가 신복로터리를 회전교차로에서 평면교차로로 변경하는 '신복로터리 교통 체계 개선 사업'의 첫 단계다.
작업자들은 오전 9시 20분께부터 고소작업대를 이용해 탑 상부로 접근, 3개의 뿔 형태로 나뉘어져 있는 기둥 중 하나를 파쇄하기 시작했다.
암석 등 단단한 것을 깨어 부수는 기계인 핸드 브레이커를 작동하는 "두두두두" 소리가 들리자 파쇄된 콘크리트 파편이 탑 안쪽과 주변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곧 기둥 끝 뾰족한 부분이 사라지고 콘크리트 속 철골 구조가 드러났다.
31도의 무더위 속에서 땀을 흘리던 작업자들은 지상으로 내려와 한동안 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현장 관계자는 "작업 속도를 봐야 알겠지만 오늘부터 약 닷새 동안 상부를 철거할 예정"이라며 "탑 주변 지반이 약해 중장비가 넘어질 위험이 있어 인력이 직접 접근해 파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획대로라면 25일께 상부 철거를 마무리하고, 8일 동안 중장비를 동원해 하부 25m를 철거하게 된다.
이후 9월 1일부터 9일 동안은 탑 기초 부분을 철거해 공사를 마무리한다.
울산역사문화대전 홈페이지를 보면 제2공업탑은 1973년 울산고속도로 입구에 현대건설이 시공해 울산시에 기부채납하면서 세워졌다.
남구 신정동에 있는 공업탑과 함께 울산의 공업화를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유신체제 시기에 건립됐다고 해서 '유신탑'이라고도 불렸다.
면적은 384㎡, 지상 높이는 30.3m로 무게는 약 3천300t(지상 노출부 1천117t)에 달한다.
전체 형태는 사각뿔 모양으로, 3개로 나누어진 기둥은 새마을 운동 정신인 근면, 자조, 협동을 상징했다.
40대 직장인 이모 씨는 "타지역에 나갔다가 돌아오면 제일 먼저 눈에 띄어서 울산에 돌아왔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줬는데, 없어지면 조금 허전할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그동안 탑 때문에 답답하게 막혀 있던 시야가 탁 트일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철거 현장을 지켜보던 한 50대 시민은 취재진에게 "철거된 탑은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본 후 "역사성이 있는 조형물이라 전시하거나 보존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그동안 운전자들을 힘들게 했던 신복로터리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표했다.
신복로터리는 최근 5년간 120건 교통사고가 발생할 정도로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다.
진행 경로가 헷갈리는 데다 로터리 내 잦은 차로 변경으로 시민은 물론이고 타지에서 울산을 찾은 방문객이나 초보 운전자들에게는 악명이 높았다.
또 울산의 대표 상습 정체 구간이기도 했다.
평소 출퇴근 시 신복로터리를 이용해 온 30대 김모 씨는 "사고가 날 뻔한 아찔했던 순간들 때문에 신복로터리를 지날 때면 먼저 긴장부터 하게 된다"며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돼 마음 편히 출퇴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교통 체계 개선 사업 1단계인 제2공업탑 철거와 신호기 신설 등을 마무리하면 2단계로 신복로터리를 회전교차로에서 평면교차로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후 3단계로 보도 정비, 기존 시설물 철거, 교차로 형태 정비를 하고, 4단계로 교통섬 설치, 차로·횡단보도 정비, 각종 교통안전 시설물 설치 등을 해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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