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비즈] 울산서 출항한 세계 첫 ‘그린메탄올’ 컨테이너선 ‘순항 中’...탈탄소 대체 새 이정표

장윤서 기자 2023. 8. 21. 14: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울산항에서 지난달 17일 그린메탄올 연료를 공급받고 있는 덴마크 '에이피 몰러 머스크(A.P. Moller–Maersk)'에서 발주한 로라 머스크호(가칭)./해양수산부 제공

세계 최초로 ‘그린 메탄올’을 연료로 쓰는 컨테이너선 ‘로라 머스크(Laura Maersk)’호가 지난달 한국을 출발해 덴마크로 향한 지 한달여만에 이집트 수에즈 운하의 포트 사이트에 도착했다.

길이 172m, 폭 32m, 적재량 21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박인 이 배는 덴마크 해운업체 머스크(A.P. Moller–Maersk)가 발주하고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하는 메탄올 추진 방식 선박 25척 중 첫 인도분 선박이다. 이 배는 전세계 해운업계가 추진하는 탈탄소 노력의 새 이정표가 되고 있다.

21일 배슬파인더(vessel finder)·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로라 머스크호는 현재 튀니지와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사이 지중해를 시속 16노트 속도로 북서쪽 운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배는 앞서 지난달 17일 울산항에서 벙커링(선박에 연료를 채우는 작업)을 마치고 출항의 뱃고동을 울리고 덴마크 코펜하겐항을 향해 출항했다. 이달 18일에는 항해 시작 한달여만에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며 지중해로 들어섰다. 이날 현재 선박은 지브롤터해협을 돌아 덴마크쪽으로 가기 위해 사흘째 서쪽을 향하고 있다.

선박은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을 거쳐 덴마크 코펜하겐항까지 총 2만1500km를 운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컨테이너선은 약 1만km를 운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항해는 전 세계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하는 선박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지는 수소와 이산화탄소로 만드는 친환경 메탄올이 연료로 주목받는 것은 기존 선박용으로 사용하던 벙커C유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기 때문이다. 그린메탄올은 황산화물 100%, 질소산화물 80% 등 탄소 저감 효과가 최대 95%에 달하는 친환경 선박연료다. 그린 메탄올 연료를 사용하면 기존 연료과 대비 65~80% 이상 탄소 배출량을 감축시킬 수 있다. 이 연료는 가솔린 대비 탄소 배출량을 15~20%, 화석 연료에 비해 65~95% 감축할 수 있다.

그린메탄올은 바다에 배출되면 물에 빠르게 녹기 때문에 해양 오염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받고 있다. 연료를 공급한 OCI 글로벌 측은 “선박 항해에 사용된 모든 메탄올은 매립지나 거름과 같은 다른 생물학적인 공급원에서 포획한 메탄을 사용해 제조돼 친환경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이 선박에는 바이오 디젤 1250톤(t)도 실려있다. 바이오 디젤은 폐식용유, 동물성 지방 등을 원료로 생산된 친환경 연료로 탄소 저감 효과가 75%에 달한다. 이 선박에 공급된 바이오 디젤은 1.8리터(ℓ)짜리 가정용 폐식용유 약 90만개를 활용한 양이다.

로라 머스크호는 현재 튀니지와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사이 지중해를 시속 16노트 속도로 북서쪽 운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vessel finder

하지만 선박을 대량 운용할 만큼 아직까지 메탄올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그린메탄올은 화석 연료인 가스로 만든 메탄올보다 배출량을 줄이는 데 더 낫지만, 글로벌 운송에 필요한 규모의 연료를 만드는 데 사용할 충분한 바이오매스를 공급하기엔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에너지 부문 전문가인 트리스탄 스미스 런던 유니버시티대 연구원은 “글로벌 운송에 필요한 규모의 연료를 만드는 데 필요한 바이오매스가 확보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바이오매스뿐 아니라 수소를 활용한 ‘친환경 메탄올’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낮추는 또 다른 친환경 연료로 주목된다. 재생 가능 에너지로 생산된 수소와 포획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만든 탄소중립형 친환경 메탄올은 배출량을 더욱 낮추는 또 다른 연료도 각광을 받는다. 수전해에서 생산된 청정수소와 생물유래에서 발생한 재생 이산화탄소의 합성으로 생산된 화합물이다. 머스크사는 친환경 연료를 활용한 스칸디나비아와 발트해 연안 사이의 정기 항로를 운항하는 것이 본격화하면, 덴마크 남부의 공장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메탄올로 선박을 운항할 계획도 갖고 있다.

친환경 선박 연료 시장이 커지면서 그린메탄올 수요는 앞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7월 7일 국제 해운 분야의 2050년 순 탄소 배출량 ‘0′ 달성 목표를 채택했다. 폴라리스 마켓 리서치(Polaris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그린 메탄올 시장 규모는 2021년 37억1000만달러에 이르며 2032년 488억5056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로라 머스크호는 오는 8월 27일 오후 9시(현지 시각) 코펜하겐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선박 인도가 끝나면 9월께 정식 명명식이 열릴 예정이다. 미켈 엘벡 린넷 머스크사 글로벌 홍보총괄은 “머스크가 그린 메탄올을 포함해 암모니아나 기타 친환경 연료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친환경 메탄올이 이번 10년 동안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