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충절의 도시 여수서 벌어진 때아닌 '모찌' 논쟁

전남CBS 최창민 기자 2023. 8. 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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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유적을 다수 보유한 호국충절의 도시 전남 여수에서 때아닌 '모찌'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 대표는 이어 "이순신동상과 이순신광장, 진남관이 무색하게 찹쌀떡을 '딸기모찌'라는 일본어로 된 상품명을 버젓이 써놓고 판매하는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다른 곳도 아닌 호국 충절도시 여수의 상징인 중앙동, 이순신동상이 쳐다보고 있는데도 '모찌'라는 일본어를 쓸 수 있느냐는 지적에도 아랑곳없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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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남 여수 이순신광장 중앙동 로터리에 세워진 이순신 동상 뒤로 과일 모찌 판매점들이 들어서 있다. 최창민 기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유적을 다수 보유한 호국충절의 도시 전남 여수에서 때아닌 '모찌'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남 여수에는 조선시대 전라좌수영의 본영인 국보 진남관, 거북선을 건조한 선소유적지, 조선 수군의 주진이었던 전라좌수영 동헌 일원, 충의사, 수군대첩비 등 이순신 장군 관련 58개의 문화재를 지정 관리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호국문화 축제인 여수 거북선축제의 주무대인 이순신광장은 여수해전에서 왜군에 승리한 전승의 역사적 위업을 기리기 위해 2010년 3월 개장한 광장으로, 이순신 장군 동상과 거북선 모형이 전시되어 있고, 인근 여수밤바다 낭만포차가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그런데 최근 여수 지역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이순신광장 주변에서 수년 전부터 확산되고 있는 과일 모찌(찹쌀떡) 가게에 대한 왜색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여수 지역 시민운동가인 한창진 시민감동연구소 대표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진남정신 훼손하는 이순신광장 왜식 음식문화'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여수 과일모찌 가게 확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한 대표는 "임진왜란 전투에 나가기 위해 판옥선과 거북선이 정박해 있던 수장터가 있던 바다가 바로 이순신광장 근처"라며 "지금이라도 칼과 활을 든 수군들의 함성이 들리는 것 같은 그 중앙동 로터리에 정체불명의 왜식 음식 문화가 판을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이어 "이순신동상과 이순신광장, 진남관이 무색하게 찹쌀떡을 '딸기모찌'라는 일본어로 된 상품명을 버젓이 써놓고 판매하는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다른 곳도 아닌 호국 충절도시 여수의 상징인 중앙동, 이순신동상이 쳐다보고 있는데도 '모찌'라는 일본어를 쓸 수 있느냐는 지적에도 아랑곳없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이순신장군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호국충절의 도시 여수 방문 추억을 남기려는데 난데 없는 왜식 음식 문화를 소개해주는 꼴"이라며 "이순신 장군이 나라를 지킨 것이 아니라 빵을 지킨 모앵새가 되어 씁쓸하다"고 적었다.

이순신광장 과일 모찌 논란은 지난 6월 29일 열린 정기명 여수시장 취임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도 회자됐다.

이순신광장 주변에서 확산하는 과일 모찌 가게 관련 질문을 받은 정 시장은 "일제 강점기 이후 모찌가 상용되면서 쓰게 된 것 같은데 다른 지역에서 쓰라고 하고 적어도 호국의 성지인 이순신광장에서는 쓰지 못하도록 강제적으로는 할 수 없지만 강력한 행정지도를 통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순신광장 주변에는 여전히 '여수 딸기모찌'라는 홍보 문구를 내건 가게들이 모찌를 판매하고 있고 관광객들이 가게마다 줄지어 모찌를 구매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대형 현수막도 게첨되는 등 오히려 관련 문화가 확산하는 추세다.

여수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수의 한 시민은 "이순신광장에서 과일 모찌 가게가 확산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공감하는 반면, 또 다른 시민은 "과일 모찌가 여수의 관광 상품화가 되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게 되고 좋은 것 아니냐"면서 "그럼 인근에 즐비한 스시 가게들도 다 문을 닫아야 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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