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커브로 농락한 류현진, 시즌 2승..."폼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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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이 상대 타선을 농락하는 완급 조절로 시즌 2승을 수확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4㎞에 그쳤지만 최저 105㎞까지 떨어트리는 '아리랑 커브'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었다.
직구와 최대 39㎞ 구속 차가 나는 100㎞대 커브와 정교한 제구에 신시내티 타자들은 맥을 못 췄다.
2회말 무사 1루에서 베테랑 타자 조이 보토를 상대할 때 직구와 커터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다음 105㎞짜리 커브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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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와 구속 차 큰 커브로 위력
"커브, 100점 만점에 100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이 상대 타선을 농락하는 완급 조절로 시즌 2승을 수확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4㎞에 그쳤지만 최저 105㎞까지 떨어트리는 '아리랑 커브'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었다. 류현진의 현란한 투구에 토론토 구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글로 "류현진 폼 미쳤다"고 적으면서 찬사를 보냈다.
류현진은 21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볼넷 2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쳤다. 수비 실책과 연결된 실점이라 자책점은 0이다. 9-2로 앞선 6회말 마운드에서 내려간 류현진은 팀이 10-3으로 이기면서 2승(1패)째를 따냈다.
지난 14일 시카고 컵스전에 이은 2경기 연속 5이닝 비자책 투구로 시즌 평균자책점은 2.59에서 1.87까지 떨어졌다. 류현진의 한 경기 7탈삼진은 2021년 10월 4일 볼티모어전 이후 22개월 만이다.
앞선 등판 때 주무기 체인지업이 위력을 발휘했다면 이번엔 커브가 돋보였다. 평소 110~120㎞대 커브를 구사했던 류현진은 이날 더욱 느리게 던졌다. 직구와 최대 39㎞ 구속 차가 나는 100㎞대 커브와 정교한 제구에 신시내티 타자들은 맥을 못 췄다. 7개 삼진 중 3개를 커브에 당했다.
이날 류현진은 체인지업이 공략당하자 결정구로 커브를 선택했다. 2회말 무사 1루에서 베테랑 타자 조이 보토를 상대할 때 직구와 커터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다음 105㎞짜리 커브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5회말에도 첫 두 타자에게 체인지업을 연속으로 던지다 무사 1·2루 위기에 몰리자 다시 커브를 적극 활용했다. 후속 타자 TJ 홉킨스를 직구로 삼진 처리한 다음 맷 매클레인에게 몸쪽 높은 커브로 포수 파울플라이를 유도했다. 이어 '괴물 신인' 엘리 데 라 크루스에겐 108㎞ 커브를 뿌려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데 라 크루스는 앞선 3회말 타석에서도 106㎞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임무를 마친 류현진은 6회말 불펜진에 공을 넘겼다. 투구 수는 83개였고, 직구(38개) 체인지업(18개) 커브(16개) 커터(11개)를 고루 섞어 던졌다. 토론토 야수들은 불안한 수비로 류현진을 힘들게 했지만 대신 홈런 5방 등 득점 지원을 화끈하게 했다.
신시내티 선발 헌터 그린은 최고 161㎞ 광속구를 던지고도 3이닝 10피안타(5홈런) 9실점(8자책)으로 무너져 완급 조절의 미학을 선보인 류현진과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14개월이라는 긴 재활을 거쳐 후유증 없이 돌아온 류현진에게 호평이 쏟아졌다. MLB닷컴은 "이날 경기는 류현진의 최고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 상기시켰다"며 "다른 투수들보다 세게 던지지 않고, 감탄할 만한 공을 던지지 않았지만 영리한 투구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고 평가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도 "류현진이 상대 선수들의 공격적인 성향을 잘 이용했다"며 "정말, 정말 잘했다"고 칭찬했다. 연타석 홈런을 친 팀 동료 브랜던 벨트 역시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선수"라며 "류현진과 함께 경기를 치르는 건 정말 재밌는 일"이라고 거들었다.
류현진은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카운트를 빨리 잡으려고 노력했던 게 효과를 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커브의 만족도에 대해선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답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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