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신실 못지 않은 장타 ‘괴력의 여중생’ 송지민 “국대로 한국여자오픈 우승하고 싶어요”[SS 인터뷰]

장강훈 2023. 8. 2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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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80야드에 이르는 ‘장타 소녀’ 송지민. 사진 | 크라우닝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재야에서는, 더 정확히는 아마추어 무대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16세 여중생이 헤드 스피드가 시속 105마일을 웃돌고, 드라이버 평균비거리가 280야드를 상회한다. 스스로 “장점은 비거리”라고 스스럼없이 말할 정도다.

골프 입문 2년 만에 싱글을 기록했고, 이글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65타를 적은 게 생애 베스트인 송지민(16)이 국가대표를 넘어 세계랭킹 1위를 노린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1위는 방신실(19·KB금융그룹)이다. 13개 대회에 참가해 22라운드를 소화했는데, 평균비거리 267.3야드로 전체 1위(21일 현재)다. 평균 260야드를 웃도는 선수는 단 두 명. 신인왕 랭킹 1위를 질주 중인 황유민(20·롯데)도 258.7야드 남짓 때린다.

송지민인 테디밸리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 | 크라우닝


송지민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KLPGA투어 최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크지 않은 체구이지만, 클럽에 힘을 전달하는 능력이 빼어나다. 코어와 유연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수치. 송지민은 “어릴 때 리듬체조를 해서 도움을 받은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리듬체조는 심미성을 중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섯 가지 도구(공, 줄, 후프, 리본, 곤봉)를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고난도 동작을 병행해야 해 집중력과 유연성, 근력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송지민은 “리듬체조를 한 덕분에 몸 스피드를 잘 활용하는 것 같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따로 노력하지는 않았고, 그냥 세게 치자는 생각으로 스윙했다”고 말했다. 장타자는 타고나야 한다는 속설을 뒷받침하는 말이다.

11세 때 골프를 시작해 이제 5년 차로 접어든 송지민은 올해 충남소년체전과 충남 골프협회장배 우승을 차지했고, 전국소년체육대회 16세 이하 여자부 개인전 4위, 박카스배 전국시도학생골프팀 선수권대회 3위, 중고연맹회장배 3위 등 전국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송지민이 드라이버 티샷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 크라우닝


덕분에 지난 5월 열린 KLPGA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프로 선수와 샷을 겨뤘고, 이달 열린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도 이틀간 정규투어 무대를 경험했다.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때는 이틀간 3오버파 147타,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는 11오버파 155타를 각각 기록했다. 중학교 3학년이 국내 최정상급 선수와 같은 조건으로 대회를 치른 것만으로도 될성부른 떡잎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규투어를 경험한 송지민은 “테디밸리에서 치른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은 처음 경험하는 러프여서 고생했다. 페어웨이도 좁고, 러프도 질겨서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폭염 속 이른바 ‘워킹 골프’로 라운드를 소화하는 건 프로 선수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 그러나 송지민은 “힘들기는 하지만, 걸어서 플레이하는 게 좋았다. 걸으면서 샷이나 코스 공략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송지민의 폭발적인 장타 비결은 유년기에 리듬체조로 다져진 유연성과 근력 덕분이다. 사진 | 크라우닝


호쾌한 장타로 팬덤을 형성한 박성현(30·솔레어)과 공격 본능이 돋보이는 최혜진(24·롯데)이 롤모델이라는 송지민은 만 18세가 되자마자 프로로 전향할 꿈을 꾸고 있다. 프로 전향 후 KLPGA투어를 평정한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 세계랭킹 1위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국위선양 하는 게 먼저다.

송지민은 “국가대표가 되는 게 현시점에서는 가장 이른 목표”라며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국가대표라는 꿈을 이룰 수 있으므로 더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 국가대표로 한국여자오픈에 출전해 우승하는 모습을 꿈꾼다”고 강조했다.

송지민은 국가대표로 한국여자오픈 선수권대회 우승을 따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진 | KLPGA


백스윙 톱에서 임팩트 순간까지 클럽을 잘 끌고 내려오는 데 신경을 쓰고 있는 그는 “정규투어를 경험하면서 페어웨이를 잘 지켜서 어떻게든 파온 하면 스코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골프 잘하는 친구라는 칭찬을 듣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훈련하면 잘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그래서 좌우명도 ‘게으르지 말자’이다. 샷 정확도와 숏게임 훈련을 통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화수분’으로 불리는 KLPGA투어에 또 하나의 샛별이 떠올랐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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