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난’ 온다더니”… 공급부족에 잠잠한 전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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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역전세난'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지만 하반기 들어 전셋값이 오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21년 8월 최고 전세 시세가 11억40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7% 급락한 것인데, 전셋값이 점차 오름세를 나타내더니 이달 8억3000만원까지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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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시움·파크리오 등 시세 ‘회복’
“수요 늘었지만 공급은 줄어”
연초부터 ‘역전세난’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지만 하반기 들어 전셋값이 오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줄어들고 있다. 전세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5월 22일 전주 대비 0.01% 상승하며 반등한 이후 지난주(0.11%)까지 13주 연속 상승했다. 8월 둘째주(14일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모든 지역의 전셋값도 전주 대비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례로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84㎡(이하 전용면적)의 전셋값은 신규 계약 기준으로 올해 1월 6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2021년 8월 최고 전세 시세가 11억40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7% 급락한 것인데, 전셋값이 점차 오름세를 나타내더니 이달 8억3000만원까지 거래됐다.
다른 단지 사정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 7억원대였던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84㎡ 전셋값은 이달 최고 10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84㎡는 신규 계약 기준으로 올해 1월 6억원 후반까지 전셋값이 떨어졌지만, 이달에는 10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역전세는 세입자가 이사가야 할 시점의 전세 시세가 과거 계약 당시보다 하락한 것을 말한다. 현재 시세와 과거 시세의 차이(갭, gap)가 커질수록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지는 게 역전세난의 핵심인데, 갭이 줄어들면 역전세 문제는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수요가 늘고 공급이 줄면서 전셋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전세 대출 금리가 내리면서, 월세 대신 전세를 찾는 세입자들이 다시 늘었다. 한때 5%를 넘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최근 3%대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월셋값이 치솟자 다시 전세로 회귀하는 수요까지 더해지고 있다.
서울의 전세 수급 지수는 이달 둘째주 기준 91.6다. 올해 초(61.2)와 비교하면 30포인트(P) 이상 상승했다. 수급지수가 0에 가까울수록 공급 우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 우위, 100에 가까울수록 수요와 공급이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그동안의 추이를 보면 최근 3년간 주택 가격과 전세 가격은 동행하는데, 하반기에도 매매가격이 올라가면서 전세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면서 “역전세를 일으키는 전세 갈아타기 수요가 생각보다 적고,가구 분화에 따른 신규 수요도 더해져 전세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세가격은 당분간 더 오를 전망이다. 매물 공급이 급감한데 따른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의 전세물건은 은평구(1.1%)를 제외하고 모두 6개월 전 대비 줄었다. 동작구(-65.8%), 광진구(-63.3%), 마포구(-61.8%), 중구(-61.1%) 순으로 전세매물 감소폭이 컸다.
일각에선 ‘역전세 우려’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대차3법으로 전셋값이 고공행진했던 2021년 하반기보다는 현재 시세가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또 올 하반기 래미안 원베일리(2990가구), 오는 11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 등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전세공급이 늘어날 수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가격이 최고점에 달했던 2021년 하반기와 비교하면 전세가격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면서 “중국 비구이위안 채무불이행 사태(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부동산 위기가 다시 한번 찾아올 가능성 등 전셋값에 영향을 줄 ‘불안 요인’들이 남아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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