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팬들 아쉽겠지만, 류현진의 한국 컴백 아직 멀었다 … MLB 현지는 충격!

전상일 2023. 8. 2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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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 “류현진 폼 미쳤다” 극찬
4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89 … 토론토의 선발 한축 꿰 차
90마일 직구에도 100마일 헌터 그린 압도 … MLB 충격
MLB에서 경쟁력 충분히 증명 … 내년에 한국에 돌아올 가능성은 사라졌다
류현진이 MLB 현지를 충격에 빠뜨렸다. 90마일로 100마일 상대 투수를 압도하는 피칭을 선보이며 시즌 2승에 성공했다 (사진 =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한화는 2025년 신구장을 개장한다. 그리고 류현진은 과거에서부터 “힘이 남아있을 때 한화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따라서 많은 한화 팬들이 2025년 류현진의 컴백을 내심 기대했다. 손혁 단장이 최근 류현진의 투구를 직접 지켜봤다는 이야기가 들리면서 이런 이야기는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하지만 이제는 희망을 접어야 할 것 같다. 류현진이 MLB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증명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최근 보여준 모습만 보면 특급 투수 반열에 올려놔도 지나침이 없다. 지난 8월 21일 신시내티전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경기였다.

류현진은 이날 포심 외에 3개의 구종을 완벽하게 구사했다. 커브와 체인지업, 그리고 커터다.

이날 류현진은 직구 38개, 체인지업 18개, 커브 16개, 컷패스트볼 11개를 던졌다. 이중 승부처마다 던진 커브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커브는 신시내티 모든 타자들 가운데 정타를 때린 타자가 한 명도 없었다. 맥클레인은 아예 마음먹고 커브를 노려보기도 했지만, 결과는 팝플라이였다. 데 라 크루즈는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커브에 삼진만 당했다. 선구안의 대명사 조이 보토도 다르지 않았다. 현지에서는 “원버풀 커브”라며 류현진의 커브를 극찬을 하고 나섰다.

[신시내티=AP/뉴시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20일(현지시각)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 1회 투구하고 있다. 류현진은 5이닝 2실점(비자책)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을 기록했고 팀은 10-3으로 승리했다. 2023.08.21. /사진=뉴시스

[신시내티=AP/뉴시스]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의 헌터 그린. 이날 그는 인생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그런데 류현진이 공략하기 힘든 것은 커브 때문만이 아니다. 고속 슬라이더의 변종은 커터와 체인지업이 있기 때문이다. 체인지업은 우타자의 기준 바깥쪽으로 도망간다. 지난 경기 상대 팀 감독은 “엄청난 체인지업을 보유했다”라며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극찬한 바 있다.

그리고 류현진의 포심은 우타자 기준 몸쪽 높은 포수로 박혀든다. 커브는 어디에서 떨어질지 모른다. 대각으로 스트라이크로 들어오기도, 아니면 더 떨어지기도 한다. 커터는 포심과 구속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서 살짝 살짝 타자의 눈을 현혹한다. 몸쪽과 바깥쪽에서 모두 타자의 시선을 현혹하다보니 노림수를 갖기가 쉽지 않다. 커브는 69마일, 커터는 84마일, 체인지업은 대략 78마일 정도가 기록되었다.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는 투수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지만, 류현진에게는 안락한 다저스 스타디움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류현진에게 장타를 때려낸 타자는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4개의 안타 또한 하드힛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코스가 좋은 안타가 대부분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커터, 체인지업, 커브를 던졌다. 그중 커브가 가장 빛나는 구종이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날 류현진의 포심 최고 구속은 고작해야 90마일 정도였다. 한국의 1라운드급 고교생들보다도 낮은 구속이다. (사진 = 연합뉴스)

이날 류현진의 포심 최고 구속은 90마일에 불과했다. 미국 기준으로는 고사하고 한국기준으로 봐도 고교생보다도 떨어지는 구속이었다. 한국에서도 이미 1라운드 상위급 선수들은 150km 이상을 던지는 선수가 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작 140km 초반의 최고 구속으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어린아이 다루듯 하자 MLB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특히, 5회 데 라 크루즈의 마지막 타석은 그가 어이없어 할만큼 완벽했다. 포심으로 스트라이크, 체인지업에 헛스윙, 커브에 스탠딩 삼진을 당하는 장면은 이날 류현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반대로 신시내티 최고의 재능이라고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100마일의 선발 투수 헌터 그린은 무려 10안타에 8개의 장타, 그리고 5방의 홈런을 맞으면서 자신의 MLB 데뷔 최악의 투구를 했다.

더욱 류현진이 돋보일 수 밖에 없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소셜미디어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앞으로도 많이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사진 = 뉴스1)

토론토는 경기 직후 구단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류현진의 투구 사진과 탈삼진 영상을 편집해 올리면서 한글로 '류현진 폼 미쳤다'라며 태극기를 표시했다. MLB닷컴은 "류현진은 크루스를 상대로 (매우 느린) 시속 66마일(약 106㎞), 67마일(108㎞) 커브를 던져 삼진으로 잡았다"라고 전했다. 스포츠넷은 "류현진의 투구는 의심할 필요 없이 이날 승리의 원동력이었다"라며 "수술 후 가장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고 했다.

토론토는 5회가 끝난 직후 류현진을 뺐다. 앞으로도 꾸준히 전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기용에서 드러낸 것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토론토의 핵심 전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이 너무나도 잘하고 있기에 류현진의 한국행은 요원하다. 한화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역설적으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도 미국에서 몇 년 더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을 류현진은 스스로 착실하게 쌓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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