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SSUE] '2개월' 한국 상주...'외신 방송 출연' 클린스만의 납득하기 힘든 해명

김대식 기자 2023. 8. 2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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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자신이 한국에 머물지 않고 있어도 충분히 대표팀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다 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A매치 이후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여론은 차갑게 돌아섰다.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기적적인 16강행을 달성한 대표팀의 경기력이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민재 같은 주축 선수들을 차출하지 못했고, 핵심 손흥민도 탈장 수술에서 회복하는 중이었다는 점이 4경기 연속 무승의 변명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이 어떤 축구를 추구할 것인지 명확한 방향성조차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절대로 후한 평가가 나올 수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이 발표됐을 때부터 우려했던 사안들이 우후죽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성공했던 독일과 미국 축구대표팀 시절에도 지적받던 미흡한 전술 역량에 더해 약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제대로 된 감독생활을 하지 않아 현대적인 축구트렌드에 익숙하지 않다는 지적이 연달아 나왔다.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팬들의 여론에 불을 지핀 건 클린스만 감독 본인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과거부터 잦은 해외 출장으로 인해서 논란이 됐었던 인물이다. 독일 대표팀을 지휘했을 때도 미국 출장이 너무 잦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이를 두고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기자회견에서 "난 한국에서 근무할 것이다. 한국 감독이기에 여기에 머무는 게 당연하다. 한국에서 살면서 문화를 배울 것"이라며 확실하게 자신을 향한 논란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SPN에 출연한 클린스만
ESPN에 출연한 클린스만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지휘봉을 잡게 된 후 한국에 약 2개월 정도밖에 머무르지 않았다. 직접 관찰하겠다던 K리그 선수들은 차두리 어드바이저나 다른 코치들이 돌아가면서 파악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가 21일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개인적인 일정으로 아일랜드 더블린에 예전부터 자선사업을 같이하시는 분과의 일정이 있어 일주일가량 다녀왔다.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계약하기 이전에 잡혀있던 일정이었기 때문에 취소할 수 없었다"고 해명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클린스만 감독이 펼친 모든 외부 활동이 '사전 계약'이 완료된 출연이었을까.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 매체인 'ESPN'를 비롯해 수많은 외신 매체들에 최근 너무나도 자주 출연했다.

 

2주 전에는 토트넘 선수였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에 대해 이야기했다. 4일 전에는 리오넬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 것에 대해서 긍정적인 전망을 남기고,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승부예측까지 진행했다. 심지어는 일본 국가대표팀 주장인 엔도 와타루가 리버풀로 이적한 것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엔도가 리버풀로 이적한다거나 케인이 뮌헨으로 행선지를 옮긴 것에 대해서는 클린스만 감독도, 외신 매체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안일텐데, 이러한 인터뷰 모두 사전에 계약된 출연이었을까.

그러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엔 과장된 점이 있다. 물리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를 떠나서 이제는 선수들과 소통하고 관찰하는 방법이 예전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자신이 억울하다는 식으로 입장을 밝혔다.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외부 활동만 하는 것처럼 보이는 감독을 좋게 평가할 수 있는 팬이 전 세계 어디에 있을까.

 

동시에 "경기장에 직접 가는 방법도 있지만 가지 않더라도 각국에 있는 코칭스태프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 중이다. 나는 매우 활동적인 사람이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경기장이든 어디든 더 많은 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다"며 장소와 관계없이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후반기에는 계속 경기가 한국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한국에서 일을 하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라며 앞으로는 한국에 상주하는 기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조차 부임 기자회견에서 "난 한국에서 근무할 것"이라고 말했던 말만 되풀이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인터풋볼 홍예빈 기자, ESPN 캡처,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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