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현·임기영·이태양, 궂은일 마다 않는 마운드의 보배

핵심 필승조·게임 체인저·구원서 선발 전환…공헌도 팀 내 으뜸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올해 프로야구 데뷔 2년 차인 우완 투수 박영현(19·kt wiz)의 연봉은 6천100만원.

아직 정규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박영현은 올해 연봉값을 100％ 이상 해냈다. 21일 현재 3승 3패 3세이브, 25홀드를 거둬 생애 첫 홀드왕을 향해 큰 발자국을 내디딘다.

불펜의 양대 기둥 노릇을 하던 김민수와 주권이 각각 어깨, 팔꿈치 통증으로 신음한 탓에 필승 계투조를 새로 짜야 했던 이강철 kt 감독은 박영현의 급성장 덕분에 시름을 덜었다.

이 감독의 신임이 얼마나 두터운지는 팀 내 최다인 박영현의 등판 횟수(55경기)에서 드러난다. 셈에 능한 이 감독은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에 박영현을 전천후로 투입한다.

박영현은 블론 세이브도 4개를 기록했지만, 대부분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배턴을 마무리 김재윤에게 안전하게 넘겼다.

막강한 선발 투수 야구를 펼치는 kt는 7이닝을 던지는 선발 투수에 이어 박영현(8회), 김재윤(9회) 세 명의 투수로 경기를 깔끔하게 끝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앞선 상황이라면 언제든 출격하는 '영건' 박영현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시즌 후 연봉 고과 평점을 매기는 kt 구단 관계자가 박영현에게 어느 정도의 선물을 안길지가 벌써 관심을 끄는 이유다.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마당쇠는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에도 있다.

김종국 KIA 감독이 고마움과 미안함을 섞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우완 옆구리 투수 임기영(30) 역시 큰 폭의 연봉 상승을 예상해 볼 만한 투수다.

임기영은 KIA 불펜 투수 중에서 두 번째로 많은 44경기에 등판해 가장 많은 64이닝을 던졌다.

짧게는 ⅓이닝에서 길게는 4이닝도 던졌다.

임기영은 홀드를 쌓으려고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가 아니다. 경기 상황에 따라 김종국 감독이 끄집어내는 가장 믿음직하고 확실한 조커다.

선발로 던져 본 경험과 타자 상대 요령에서 임기영을 능가할 만한 KIA 구원 투수는 없다.

흐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서 임기영 역시 올해 연봉 1억5천만원의 값어치는 충분히 해냈다.

3승 1패 3세이브, 11홀드에 평균자책점 2.39로 성적 또한 준수하다. 최근 3경기에서는 두 차례 구원승과 세이브를 수확해 1승이 다급한 팀에 큰 빛과 소금 노릇을 톡톡히 했다.

계약기간 4년, 계약 총액 25억원(계약금 8억원, 총연봉 17억원)을 받는 조건에 2년 반 만에 한화 유니폼을 다시 입은 우완 베테랑 이태양(33)은 이미 정해진 연봉 때문에 올해 잘했다고 내년에 인상을 기대할 순 없다.

다만, '자유계약선수(FA) 모범생'이라는 찬사와 명예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이태양 역시 필승조가 아닌 까닭에 팀에 필요한 상황에서는 시즌 초부터 언제든 등판했다. 4월에 고전했지만, 이후 실점을 억제해 평균자책점을 2.37로 떨어뜨렸다.

이태양은 한화의 구원 투수 중 두 번째로 많은 41경기에 출전해 60⅔이닝을 던졌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다재다능한 스윙맨답게 선발로도 세 차례 등판했다.

4월과 5월 한 차례씩 '맛뵈기'로 선발 출격했다면 지난 16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는 5이닝을 1실점으로 버텨 승리를 따내 22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도 선발로 출장한다.

2승 2홀드라는 성적이 크게 빛나진 않지만, 투구 이닝과 출장 경기 수에서 보듯 한화 벤치가 노련한 '마당쇠' 이태양에게 거는 기대는 각별하다. 남은 기간 이태양은 한화 선발진의 빈 두 자리를 메우며 시즌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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