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취급, 조롱에 무너졌다"…12세 영재 백강현, 과고 자퇴 이유

소봄이 기자 2023. 8. 2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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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204' 백강현군(12)이 학교 폭력을 당해 서울과학고등학교에서 자퇴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백군의 아버지가 피해 내용과 함께 가해자들에게 사과받았다고 전했다.

21일 백군의 아버지 A씨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어제저녁에 강현이 학폭 사건 영상을 올리는 데 도화선이 되게 한 선배맘의 사과 메일을 받았다. 오늘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었는데,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며 사과 메일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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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들에게 사과받아 용서…문제제기 안 할 것"
"조별과제 때마다 비참…학교 대책 없어 못 버텼다"
(유튜브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IQ 204' 백강현군(12)이 학교 폭력을 당해 서울과학고등학교에서 자퇴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백군의 아버지가 피해 내용과 함께 가해자들에게 사과받았다고 전했다.

21일 백군의 아버지 A씨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어제저녁에 강현이 학폭 사건 영상을 올리는 데 도화선이 되게 한 선배맘의 사과 메일을 받았다. 오늘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었는데,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며 사과 메일을 공개했다.

메일에서 선배맘은 "제가 잘못 알고 메일 보낸 것 정말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학부모님들께 전해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믿고 크나큰 실수를 했다. 저의 실수로 너무 큰 상처를 드렸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A씨는 "제가 만나 본 모든 서울과학고 부모님들은 친절하고 예의 바르고 올바른 사고방식을 가진 대단히 훌륭하신 분들"이라며 "그러나 어느 집단에도 있듯 0.1%에 해당하는 몇몇 분들은 저희를 힘들게 했다. 이번에 고리를 끊어내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가해자들로부터 어제 정식으로 사과받았고, 용서해주기로 했다. 학생에게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백군이 당했던 학폭 피해를 나열했다.

(유튜브 갈무리)

이에 따르면 학폭은 올해 5월부터 시작됐고, 가해 학생들이 일주일에 2~3번씩 백군에게 "네가 이 학교에 있는 건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조별 과제를 할 때면 "강현이가 있으면 한 사람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 "그 조는 망했다고 봐야 한다" 등 발언을 하며 깔깔 웃었다고.

점점 웃음을 잃고 우울해지기 시작한 백군은 조별 과제를 할 때마다 비참한 심정을 느꼈고, 조별 과제가 있는 날이면 불안해했다고 한다. 특히 조별 과제에서 백군에게 발언권이나 할당된 임무가 없었으며, 이른바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또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에 대한 조롱글을 본 백군은 결국 무너졌다고 한다. A씨는 "그렇게 밝았던 아이가 힐끗힐끗 곁눈질하고 말도 더듬기 시작했다"며 "그제야 털어놨다. 아이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고 전했다.

이후 학교폭력위원회 소집을 요청했으나,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조치가 없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조별 과제 할 때 강현이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강구해주겠다는 학교 측의 설득만 철석같이 믿었다가 학교폭력위원회도 유야무야 없던 일이 돼버렸다"고 했다.

백군의 실질적인 자퇴 이유는 무엇일까. A씨는 "강현이는 고통 속에서도 공부는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고, 혼자서 2년 반은 버티려고 마음을 다잡았었다"며 "방학 기간에 집념을 갖고 공부했고, 학원도 여러 개 끊었다. 형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 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2학기 기말고사까지 착실히 준비했지만, 개학 후 백군이 유일하게 낮은 점수 받은 과목을 언급하는 학생이 여전히 존재했다. 백군 측은 담임 교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발표과제만이라도 혼자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강현이 한 명 때문에 학교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다. 강현이가 시스템(체계)에 맞춰라"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후 고통을 호소하던 백군은 아버지 A씨에게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A씨는 "학교에서 강현이에게 약속해준 어떤 대책 강구나 논의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학교 입학할 때 27㎏이던 아이 몸무게가 현재 22㎏"이라며 "버티지 못하면 나가라는 식의 학교 시스템만 강조한다면 애초에 10살 아이를 왜 선발했냐. 이렇게 대책도 없이 버리면 한 아이의 장래는 어떡하냐"고 울분을 토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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