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WHO'는 알겠는데…'ISO' 'BIE'는 글쎄요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2023. 8. 2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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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WHO', 그러니까 '세계보건기구'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WTO(세계무역기구),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같은 국제 기구도 그렇다.

그런데 'BIE' 'WIPO' 'ICAO'는? 순서대로 국제박람회기구, 세계지식재산권기구, 국제민간항공기구를 가리키는 국제 기구 로마자 약칭이다.

예를 들어 '세계보건기구'는 'WHO'로 적거나 '더블유에이치오'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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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로마자 약칭 대신 우리말 약칭
"인지도↓ 약칭 사용 빈번…소통 걸림돌"
'WTO→무역기구' 'WHO→보건기구' 등
관련 조사 응답자 71.2% 우리말 약칭 선호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해 'WHO', 그러니까 '세계보건기구'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WTO(세계무역기구),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같은 국제 기구도 그렇다.

그런데 'BIE' 'WIPO' 'ICAO'는? 순서대로 국제박람회기구, 세계지식재산권기구, 국제민간항공기구를 가리키는 국제 기구 로마자 약칭이다. 이렇듯 생소한 국제 조직 로마자 약칭 대신 우리말 약칭을 사용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언론·국어 단체가 함께 꾸린 '우리말약칭제안모임'(이하 약칭모임)에서 최근 발표한 '16개 국제 조직 로마자 약칭 인지도와 새로 만든 우리말 약칭 수용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WHO, OECD, WTO, IAEA를 제외한 나머지 12개 국제 조직 인지도 평균은 12%에 불과했다. 응답자 71.2%는 로마자 약칭 대신 우리말 약칭을 사용하기를 원했다. 로마자 약칭 인지도가 높은 경우에도 우리말 약칭을 선호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익히 알다시피 언론에서는 국제 기구를 소개할 때 우리말로 번역해 온 이름보다 로마자 머리글자로 이루어진 약칭을 주로 사용한다. 신문에서는 지면 제한, 방송에서는 시간 제약 등을 그 이유로 꼽는다.

예를 들어 '세계보건기구'는 'WHO'로 적거나 '더블유에이치오'로 부른다. 이 경우 글자 수에서는 로마자 약칭이 적지만, 음절 수는 7음절로 '세계보건기구'라는 6음절보다도 더 길다.

약칭모임은 "국내 조직에는 '기구'라는 단어가 들어간 곳이 거의 없는지라 이 단어를 살리고, 조직 성격을 표현하는 핵심 용어만 골라 로마자 약칭의 글자 수와 비슷하게 우리말 약칭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약칭모임은 '무역기구' '보건기구' '원자력기구' 등으로 로마자 약칭을 대신할 우리말 약칭을 제안했다.

우리말약칭제안모임 제공

핵심 용어 하나만 선택하기 어려울 때는 여러 용어 머리글자를 따내어 약칭을 만들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경제'와 '협력'의 머리글자만 따내어 '경협기구'로,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는 이미 사용하는 약어인 '지재권'을 가져와 '지재권기구'로 줄였다.

이번 약칭 인지도 조사에서는 국제 조직 15곳과 국내 경제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등 모두 16곳의 약칭을 대상으로 삼았다.

조사 결과, 인지도 1위 WHO(71.5%)를 '보건기구'로, 3위 WTO(57.7%)를 '무역기구'로 바꿔 부르자는 제안에 '적절하다'는 응답이 각각 77.6%(5위), 79.9%(1위)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경협기구'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공위'로,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를 '지재권기구'로 바꿔 부르자는 제안 수용도는 60% 수준으로 약간 낮게 나타났다.

이를 두고 약칭모임은 "주요 단어의 머리글자만으로 (직관성이 다소 떨어지는) 약칭을 지은 영향이라 분석된다"고 진단했다.

이 조사는 약칭모임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티엔오코리아에 의뢰, 성인 남녀 104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7일부터 일주일 동안 시행했다. 조사는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3%포인트다.

조사를 시행한 약칭모임 측은 "국제 조직 영향이 커지면서 언론과 정부 공문서에서 국제 조직의 로마자 약칭이 빈번하게 사용된다"며 "이를 국민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 소통의 걸림돌이 된다는 데 문제의식을 함께 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제 조직의 온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부득이하게 줄여 불러야 할 때 로마자 약칭 대신 쓸 우리말 약칭을 만들어 권고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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