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너만 믿는다"…파월은 국채시장 배려하길[이번주 美 증시는]

권성희 기자 2023. 8. 21. 13:4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증시가 국채수익률 상승과 더불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에는 증시 조정을 좌우할 빅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오는 23일 장 마감 후에 발표될 엔비디아의 지난 5~7월 분기 실적이다. 미국 증시가 빅테크주 위주의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실적이 한줄기 희망이 될지 주목된다.

오는 25일 오전 10시5분에는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잭슨홀에서 열리는 중앙은행 심포지엄에서 연설을 한다.

파월 의장이 최근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세와 중국 경제의 어려움 등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제와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떤 견해를 밝힐지 관심을 끈다.

하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엔비디아의 실적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올들어 AI(인공지능) 성장에 대한 기대로 급등한 미국 증시가 오를 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었는지 검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인프라 스트럭처 자산관리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이 햇필드는 CNBC에 "이번주는 세가지 이벤트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실적, 또 엔비디아의 실적, 또 그보다 중요성이 덜하긴 하지만 잭슨홀 미팅"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에 대한 높은 기대감
엔비디아는 지난 5~7월 분기 실적과 8~10월 매출액 가이던스가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지난주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연달아 상향 조정했다.

특히 로젠블라트증권의 애널리스트인 한스 모제스만은 엔비디아에 대한 목표주가를 애널리스트들 가운데 가장 높은 8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18일 엔비디아 종가 대비 약 84%의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CNBC가 조사한 결과 엔비디아에 투자의견을 부여한 애널리스트 51명 가운데 44명이 '강력 매수' 혹은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햇필드는 지난 5~7월 분기 실적보다는 8~10월 분기 가이던스가 더욱 중요하다며 "엔비디아의 가이던스가 엔비디아 주가와 시장을 움직이는 요소의 98%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국채시장 안정 고려할까
잭슨홀 심포지엄은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해 시장에 메시지를 던지는 주요 소통창구로 이용해 왔다.

지난해에는 잭슨홀 연설에서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칠 고통을 강조하며 긴축 기조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혀 서머 랠리가 소멸되고 증시가 급락세로 돌아서는 계기가 됐다.

올해는 이미 지난주 발표된 FOMC 의사록이 충분히 매파적이었던 만큼 파월 의장이 추가로 더욱 매파적인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진 않는다.

올해 금리를 한번 더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두겠지만 이는 투자자들이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어 시장에 추가적인 충격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의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오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9.5%, 오는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32.4%로 낮게 반영돼 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이 이 같은 시장의 기대를 크게 높이거나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더들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감안하면서도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를 기대하며 향후 2번의 FOMC에서 금리 인상 확률을 높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파월 의장이 국채시장의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해 유화적인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국채수익률이 너무 오르는 것이 연준으로서도 달갑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급격한 국채수익률 상승은 경제 연착륙 시나리오를 위협할 수 있는데다 국채 금리 급등은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발행 비용을 크게 늘려 재정 부담을 가중시킨다.

최근 미국 증시에 가장 직접적인 부담은 국채수익률 상승이었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이번 분기 미국 재무부의 1조달러 국채 발행 계획과 이달초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이후 높아진 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 가능성 등으로 오름세를 탔다.

이와 더불어 중국이 경제 부진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자 환율 방어를 위해 미국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면서 미국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미국 달러를 판다는 것은 결국 미국 국채를 매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엔비디아의 실적 가이던스가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하고 국채수익률 상승세가 가라앉는다면 미국 증시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한편,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주까지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S&P500지수는 지난 2월 이후,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긴 내림세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