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제일시장... 경기북부 대표 관광시장 '탈바꿈'

김동일 기자 2023. 8. 2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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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상권활성화재단, 불법 매대, 좌판 정비...내년까지 모두 완료
시민들 "시장환경 좋아지고 보행불편 사라졌다" 환영
의정부제일시장 내부 모습. 김동일기자 

 

의정부시 의정부 1동에 있는 제일시장은 1978년 설립된 55년 전통의 경기북부 대표적 전통시장이다. 

시장 옆 구 시외버스터미널이 90년에 금오동으로 옮겨가기 전까지만 해도 멀리 철원서 버스를 타고 장을 보던 곳이다.

대지 1만5천여㎡에 가, 나, 다, 라 4동의 건물이 연결된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 연면적 2만2천700㎡ 규모다. 

의류, 신발, 잡화를 비롯해 농수축산물, 반찬, 떡, 기름, 두부, 통닭집에 옷 수선, 음식점까지 모두 600여점포가 밀집된 800여상인들의 생업터전이다.

지난 2000년 이후 대형마트 등에 밀려 한때 공실률이 20%에 이를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었지만 아케이드 설치 등 자구노력과 정부, 지자체의 지원 등에 힘입어 되살아났다.

시장 한복판 십자 마당을 중심으로 각종 가게가 자리를 잡고 튀김, 김밥, 국수 등을 파는 좌판 음식점이 명물화되면서 이젠 살거리, 볼거리, 먹거리가 풍부해지고 활기가 넘치고 있다. 

주말엔 경기북부 외국인 근로자들이 고향사람들을 만나 회포를 푸는 만남의 장소로도 유명하다.

■ 불법 상점매대 ’골칫거리 ’…단속만 되풀이

정비된 73번길, 차도와 인도가 분리돼있다. 김동일기자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것도 힘들지만 나올 때는 더 힘들어요. 상점 매대가 도로로 나온 데다 사람들을 피해 가려면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닙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차를 가지고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하소연이었다.

제일시장 2, 3층 옥상 3천597㎡, 308대 규모의 주차장엔 평일 8~900대, 주말 1천~1천2백대가 찾는다. 

하지만 주차장 북측, 남측 출입구 모두 시민로와 태평로에서 들어가게 돼 있으나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장을 본 뒤 남측 출입구서 태평로로 빠져 나오기는 북측보다 훨씬 힘들다. 

인근 점포가 도로를 침범해 내놓은 매대에 노점상까지 가세하면서다. 진·출입 불편에 보행안전까지 위협하고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비상시 소방차 진입조차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조진식 의정부 제일시장 상인회 회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였다. 암적인 문제였다”고 말했다. 시의회가 개선 권고를 하고 상인회가 지속적으로 정비를 요청했다. 여러차례 단속과 정비를 했으나 항상 도로 아미타불이 됐다.

■ 태평로73번길 자진정비 권고 뒤 전격 철거

통닭거리일대가 정비돼 깔끔하다. 김동일기자

의정부시 상권활성화재단이 제일시장을 걷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시장으로 만들겠다며 나섰다. 첫 번째 작업으로 가로환경정비를 택했다.

1차로 제일시장 주차장 남측 출입구~국민은행 간 도로인 태평로73번길부터 손을 댔다. 이 길은 폭 6.5m 소로로 주차장에서 태평로로 빠져 나오는 일방통행로다. 

하지만 양측 60여개 점포마다 경쟁적으로 매대를 내놓고 국민은행 주변은 노점상까지 끼어들면서 보행이나 차량통행을 어렵게 만들었다. 

의정부시, 제일시장번영회, 의정부시장 상인회 등과 여러 차례 협의하고 노점상과 상인들에 정비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6개월 자진정비기간을 주고 설득했다. 그런 뒤 2021년 10월 전격적으로 노점상과 매대를 철거했다. 

심야시간을 활용해 구간 도로에 인도(양측 각 1.5m)와 차도 3.5m를 분리하고 색칠했다. 

로데오거리서 태평로로 이어지는 태평로73번길이 시원하게 확 뚫리면서 경관도 좋아졌다.

73번길에서 의류가게를 하는 상인 A씨는 “시민들의 통행이 안전해지면서 유동인구도 늘어나고 매출도 올랐다”고 말했다.

■ 통닭거리~육거리 정비 뒤 주정차금지구역 지정

제일시장이 경기북부 대표 관광시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김동일기자

73번길 정비를 마친 상권활성화재단은 북측 진출입구가 있는 태평로89번길로 방향을 돌렸다. 세칭 통닭거리일대서 육거리까지 길이다. 

길이 300m 폭 8m지만 이곳 역시 점포들이 내놓은 매대 등으로 길은 좁아져 차량통행이 힘들고 잦은 접촉사고로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정비방침을 알리자 “수십년 관행으로 내놨던 매대를 왜 철거하려 하느냐? 상권이 크게 위축된다”며 반발이 거셌다. 6개월간의 자진 철거기간에도 움직임이 없자 재단과 시가 나서 철거하고 지난 6월 정비를 마쳤다.

도로 양측으로 선을 긋고 매대가 이를 침범할 수 없도록 했다. 통닭거리 앞 전신주를 옮기고 길 일대를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상인들의 민원해결에도 앞장섰다.

시민과 대부분 상인은 “어지러웠던 통행로 주변 시장환경이 정리되면서 깨끗하고 위생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시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분”이라고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상인들 특히 통닭거리 상인들은 “매출이 정비 이전보다 좋지 않다”고 불만이다.

■ 서측은 내년 정비, ‘경기북부 대표 관광시장 만든다’

시장 중심인 십자로 일대, 좌판음식점, 반찬가게 등이 모여있다. 김동일기자

이제 시장 서측 시민로131번길, 121번길만 남았다.

재단은 서측에 대한 가로환경개선을 위해 현재 경계복원측량 및 설계용역을 진행 중이다. 내년 중 정비를 하면 의정부 제일시장 동서남북 전 구간의 가로환경정비를 마친다.

앞으로 의정부 제일시장만 갖고 있는 볼거리, 먹거리, 살 거리가 많은 시장을 만드는 것이 다음 목표다.

조진식 제일시장상인회 회장은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먹거리를 특화는 등 전통시장도 빠르게 변하는 유통환경과 고객의 욕구에 맞춰 변화해야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정부제일시장도 상인들과 합심해 속초 중앙시장, 제주 서귀포시장, 일본 가나자와 시 오미초시장(市場) 등 국내외 유명관광시장처럼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광회 상권활성화재단 대표이사는 “제일시장 남측구간을 시작으로 올 6월 동·북측의 정비를 마쳤다. 내년 정비를 마무리해 전국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전통시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동일 기자 5352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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