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관악구 의원 "여성안심귀갓길, 1차원적 사업…타협 없다"

박소연 기자 2023. 8. 2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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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여성안심귀갓길 예산 전액 삭감한 최 구의원, 사퇴 요구 빗발치자 해명글…"여성혐오 프레임 가두려는 것"
]지난해 12월 최인호 국민의힘 관악구의원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관악구 여성안심귀갓길 전액 삭감! 안심골목길로 치안 강화! (관악구의원 최인호)' 영상(사진='성평화 최인호' 채널 영상 캡처) /사진=뉴시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끝내 목숨을 잃으면서 '여성안심귀갓길' 사업 예산 전액 삭감을 의정 성과로 홍보한 최인호 관악구의원(국민의힘)에 대한 사퇴 요구가 빗발치자 최 구의원이 21일 직접 해명에 나섰다.

최 구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먼저 신림역 인근에서 벌어졌던 연이은 흉악범죄 피해자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안심골목길 예산을 증액했다는 사실로 여초사이트에 좌표가 찍혀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예산편성 과정과 사업 집행부의 하자를 파악하지도 않은 채 책임소재를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아닌 저에게 떠넘겨서 철 지난 '여성혐오' 프레임에 가두려는 저의가 보여 지켜보고 있었다"며 "이 때다 싶어 난무하는 허위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입장을 남긴다"고 밝혔다.

최 구의원은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안심골목길 예산으로 전환해 증액하는 결정은 관악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여 의결된 사안"이라며 "2023년도 관악구 본예산 계수조정 당시 제가 여성안심귀갓길을 안심골목길로 전환하여 협상테이블에 올렸고, 반대 없이 여야 합의가 되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에만 해도 관악구의회는 민주당이 다수당이었으며, 민주당의 반대가 있었다면 추진이 불가능했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안심귀갓길 예산 삭감은 적합한 절차를 거쳐 여야가 합의해 의결된 사안으로, 자신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여성안심귀갓길 사업이 '1차원적 사업'이라며 예산 삭감의 정당함을 거듭 강조했다. 안심골목길 사업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최 구의원은 "안심도 되지 않고 관리도 되지 않는 여성안심귀갓길은 이미 많은 비판을 받아온 바 있다"며 "CCTV, 비상벨, 가로등을 비롯한 골목 인프라를 설치하는 안심골목길 사업이 여성안심귀갓길보다 치안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안심귀갓길1이라는 문구를 길바닥에 적어놓는다고 치안이 보장된다는 생각은 탁상행정으로나 나올 수 있는 1차원적 사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유감스럽지만 저는 앞으로도 길바닥에 여성안심귀갓길이라 써놓고 안전한 길이라며 선동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 실질적인 문제점을 찾고 효과적인 대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구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성동 둘레길이 여성안심귀갓길이었으면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예산을 삭감하여 범죄가 발생했다고 악의적 선동을 하는 집단이 존재한다"며 "미성동 둘레길은 애초에 여성안심귀갓길이 설치된 적도 설치될 예정도 없었다. 설치됐다고 하더라도 범죄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도 이때다 싶어 광인처럼 날뛰는 성특권파시즘 세력과 타협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며 "제게 주어진 권한 속에서 최대한 정화하겠다"고 했다.

한편 신림동 공원 성폭행 사건 피해자가 사망한 지난 19일부터 최 구의원 유튜브 페이지와 관악구의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최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댓글과 글들이 이어졌다. 이에 최 구의원은 유튜브 댓글창을 닫고 고정댓글을 통해 "페미니스트들이 책임소재를 묻기 위해 행정적 절차와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은 채 좌표를 찍고 폭언을 하고 있어 해당 댓글 모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최 구의원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의정활동 성과를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에서 "여성안심귀갓길 사업으로 남성들은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있다"며 "관악구에서는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안심귀갓길이 사라진다. 여성안심귀갓길 (예산) 7400만원을 전액 삭감해 (이 예산으로) 안심골목길 사업을 증액했다"고 홍보했다.

그는 또 '구청장이 왜 여성친화도시를 고집하냐'란 질문에 "낡은 586스러운 감성이 묻어있다고 느낀다. 앞으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여성가족과에 있는 페미니즘 사업 같은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손을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관악구 예산안에선 여성가족과 소관인 여성안심귀갓길 사업예산 7400만원이 삭감됐고, 해당 예산은 도시재생과 소관 '안심골목길' 조성 항목에 포함됐다.

최 구의원은 21세로 지난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불법촬영 감시 및 점검 예산 전액 삭감'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그는 2019년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이란 학생 단체 소속으로 교사들이 '정치 편향' 교육을 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이력이 있는 인물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기획한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에 참여하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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