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기 주담대' 은행권서 사라질까

NH농협은행, 50년 만기 주담대 이달 말부터 판매 중단
금융당국, 가계대출 증가 유발 요인으로 지목

대출자들의 관심을 끌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국내 가계대출 급증 유발 요인으로 지목되며 은행권에서 판매 중단 움직임이 일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NH농협은행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취급한 지 두 달도 안 돼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러한 움직임이 은행권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인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50년 혼합형) 판매를 이달 말 종료한다. 이는 농협은행이 지난달 5일 해당 상품의 만기를 40년에서 50년으로 확대 적용한 지 두 달여만이다.

농협은행은 내부적으로 2조 원 한도의 특판 상품으로 기획했지만 시장 반응을 보고 추가 확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 원인 중 하나로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꼽자 당초 계획대로 2조 원 규모만 판매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이 해당 상품의 판매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금융 당국의 눈총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 원인으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지목하자 기존 규모만 판매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KB국민·NH농협·신한·하나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액은 출시 한 달여 만에 1조2000억 원을 돌파했다. /더팩트DB

은행권은 올해 초부터 50년 주담대를 선보여 출시 후 많은 인기를 받았다.

KB국민·NH농협·신한·하나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액은 출시 한 달여 만에 1조2000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증가했는데, 주담대가 증가세를 견인했다.

금융당국은 50년 주담대 가입 요건을 연령(만 34세) 등으로 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지난 16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현장점검을 통해 50년 주담대에 대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작동 여부 등을 파악학 가계대출 정책에 반영할 부분을 챙겨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고민도 깊어질 예정이다. 당장은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 중단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지만,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당국에서 내려온 가이드라인 등은 없다"며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그에 맞춰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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