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흉기난동 사건에 ‘조심해’ 말했는데…” 신림 피해자 빈소 애도 이어져

2023. 8. 2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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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여기(신림동)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났다고, 조심하라는 얘기 나눴었는데."

신림동 공원 인근 성폭행 사건 피해자 초등학교 교사 A씨가 이틀 만에 끝내 숨진 가운데 21일 빈소를 찾은 A씨 대학동창 김모 씨는 이같이 말했다.

2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마련된 A씨 빈소에는 서울특별시교육감을 비롯해 그의 대학, 고교 동창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놓였다.

A씨는 사건 직후 대학병원에 이송됐으나 이틀 만인 지난 19일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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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 성폭행 피해자 이틀만에 끝내 사망
“흉기난동 사건에 ‘조심해’ 말했는데”
“고인, 누구나 좋아하던 착한 사람”
피의자 최씨 구속수사…강간살인 혐의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에 마련된 신림동 공원 성폭행 피해자 A씨 빈소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박혜원 기자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최근에 여기(신림동)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났다고, 조심하라는 얘기 나눴었는데….”

신림동 공원 인근 성폭행 사건 피해자 초등학교 교사 A씨가 이틀 만에 끝내 숨진 가운데 21일 빈소를 찾은 A씨 대학동창 김모 씨는 이같이 말했다. 고인과 생전 매일같이 연락을 나눴다는 김씨는 “고인을 아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좋아하는, 착한 아이였다.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마련된 A씨 빈소에는 서울특별시교육감을 비롯해 그의 대학, 고교 동창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놓였다. 이날 오전 8시께 빈소를 찾은 A씨 동료 B씨는 “학교 직원 모두에게서 모난 곳 없이 선하다는 평을 듣던 사람”이라며 “가깝게 알고 지낸 편이 아니었는데도 평판이 익히 알려져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방학 중이었음에도 교직원 연수업무를 맡아 출근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동료 C씨는 “잠깐 같이 일해본 것뿐이지만 좋은 인상을 받았고 주변 동료의 평가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위에서 시킨 일이니 어쩔 수 없이 (방학 중에 학교로) 갔을 텐데 안타까운 일을 당한 것 같다”고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9일 빈소를 찾아 A씨의 공무상 재해(순직) 인정을 검토하겠다며 위로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함께 활동했던 지역동호회 회원도 이날 빈소를 찾아 “한 달쯤 전에 마지막으로 연락했고, 추석 전에 식사 한 번 하려고 했었다. (소식을 듣고) 기가 막혀서 울었다”며 “희생과 봉사가 몸에 배어 있는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고향이 부산인데 교직원 연수 때문에 서울에 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가 다니던 체육관 관장 이대산(54)씨는 “관장이라 밥을 못 먹고 있으면 근처에서 빵이라도 사왔던 선생님”이라며 “살인 사건 기사를 보고 피해자가 A씨일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너무 황망하다”고 했다.

서울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 피의자 최모 씨가 지난 19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

경찰은 지난 17일 오전 신림동 인근 산속에서 A씨를 성폭행한 최모(30) 씨를 현행범 체포해 현재 강간살인 혐의로 구속, 조사하고 있다. 최씨는 범행장소에 폐쇄회로(CC)TV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장소를 찾았으며 지난 4월 범행에 쓸 목적으로 구매한 너클을 양손에 끼고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건 직후 대학병원에 이송됐으나 이틀 만인 지난 19일 끝내 숨졌다.

현재 최씨는 성폭행이 미수에 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 19일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면서 ‘성폭행이 미수에 그쳤다고 주장하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경찰은 범행 당시 상황 분석을 통해 최씨가 A씨를 고의로 살해했는지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또 최씨에 대한 신상 공개와 함께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검토하고 있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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