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마약 판매글 문제 홈피 게시판 폐쇄까지 문제삼은 방통위의 방문진 검사
권태선 이사장 해임 발표와 함께 방문진 검사·감독 결과 공개
사장 공짜주식 의혹 검증 미비·오보에 대응하지 않은 점 등 문제로 적시
검사 결과 나오기 전 이사장 해임 추진, 요식행위 비판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해임 발표와 동시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검사·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방통위는 4년 전 홈페이지 관리부실까지 문제 삼았다. MBC의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 우크라이나 소개 논란과 KT사장 지원자 오보에 방문진 차원의 경고 등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공적 책임에 대한 관리 부실'로 판단했다. 검사가 방문진 이사들 해임을 위한 '요식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통위는 21일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해임 의결을 알리는 브리핑 자료와 함께 방송문화진흥회 검사·감독 결과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방통위는 경영관리감독 분야 검사 결과로 MBC사장의 후보자 시절 공짜주식 의혹 관련 검증을 하지 않은 점 △특별감사 결과 주식명의신탁 행위 위법성을 확인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MBC사장 추천 절차 및 심의 부적정 처리한 점 △독립적으로 진행돼야 할 감사에 방문진 이사를 옵저버(관찰자)로 참여시켜 감사업무의 독립성을 저해한 점 △MBC와 MBC플러스 사업 및 투자 추진시 방문진과 협의를 거치지 않았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경영관리와 감독 소홀한 점 △근로환경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 △MBC 공적책임 실현을 위한 관리 감독 부실 등을 문제로 지목했다.
'MBC 공적책임 실현을 위한 관리감독 부실'은 2021년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 당시 우크라이나를 소개하며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자료화면으로 띄워 논란이 된 방송과 지난 3월 KT 사장 응모 지원자(김성태 전 의원)를 동명의 다른 의원으로 오인한 방송에 관해 방문진 차원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삼았다.
방문진 '사무집행 분야'에 관해 방통위는 △방송진흥 공모사업에 대한 표준화된 매뉴얼 마련 △ 업무추진비를 부적정하게 사용한 사례가 있었으며 업무추진비 집행기준 정비 필요 △ 홈페이지 관리 부적절 등을 문제로 지목했다.
방통위는 홈페이지 관리에 관해 “2019년 방문진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마약 판매 글이 게시돼 약 3개월간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방문진은 해당 글을 모두 삭제 처리하고 금칙어 설정을 통해 동일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고 했으나, 다양한 의견수렴과 소통 공간의 순기능이 있는 자유게시판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하여 국민과의 소통창구가 원천 차단됐다”고 밝혔다.
또한 방통위는 방문진의 검사감독 방해도 문제 행위로 언급했다. 방통위는 “요청한 자료의 일부만을 제출하였으며, 이사회 비공개 속기록 및 MBC 경영 관련 자료 등은 제출하지 않았다”며 “진행된 현장조사에서도 추가자료 제출 요청 및 관련자료 확인 등을 방문진 이사회 의결사항을 사유로 거부하는 등 검사감독 수행 업무에 차질을 초래하고 검사감독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앞서 방통위는 방문진 검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권태선 이사장 해임 절차를 밟았다.
지난 4일 방통위의 방문진 현장 검사 당시 언론노조MBC본부가 항의하기도 했다.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사무 검사의 목적이 뭐냐. 검사 감독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사장 해임 절차를 개시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며 “결과도 안 나왔는데 해임 절차를 진행한 것은 이번 조사 자체가 요식행위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고 해임절차에 관해 “증거를 직접 조사한다는 청문의 기본 요건조차 무시됐다. 오늘 청문은 결론을 미리 정해놓은 요식행위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권태선 이사장은 “재임 기간, MBC는 방문진에 100억 원에 가까운 출연금을 내고서도 회계기준으로 684억 원, 566억 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방문진은 MBC 관리감독을 해태한 적이 없고 △이사회의 논의 결과를 이사장의 해임사유로 삼을 수 없고 △MBC 계열사 관리감독 해태 책임을 물으면서 동시에 MBC 관리감독에는 독립성 침해 책임을 묻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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