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시간의 불평등'에 가려진 근본적 요인을 봐야 할 때

심영구 기자 2023. 8. 2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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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없지만, 한국인에게 필요한 뉴스"를 엄선해 전하는 외신 큐레이션 매체 '뉴스페퍼민트'입니다.

뉴스페퍼민트는 스프에서 뉴욕타임스 칼럼을 번역하고, 그 배경과 맥락에 관한 자세한 해설을 함께 제공합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이써 맥컬리가 불평등을 설명하는 핵심적인 요인이지만, 우리 눈에 잘 띄지 않는 요인인 시간에 관해 쓴 칼럼이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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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퍼민트] (글: 송인근 뉴스페퍼민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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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없지만, 한국인에게 필요한 뉴스"를 엄선해 전하는 외신 큐레이션 매체 '뉴스페퍼민트'입니다. 뉴스페퍼민트는 스프에서 뉴욕타임스 칼럼을 번역하고, 그 배경과 맥락에 관한 자세한 해설을 함께 제공합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해 한국 밖의 사건, 소식, 논의를 열심히 읽고 풀어 전달해 온 경험을 살려, 먼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부지런히 글을 쓰겠습니다. (글: 송인근 뉴스페퍼민트 편집장)
 


세상 많은 일이 일어나는 배경에는 눈에 보이는 요인과 잘 보이지 않는 요인이 있습니다. 두 가지의 차이가 크지 않아 좀 더 눈에 잘 띄는 요인과 그렇지 않은 요인이 섞여 있을 때도 있고, 겉에서 볼 때와 속을 들여다봤을 때 혹은 뒤집어서 이면을 봤을 때 결론이 사뭇 달라지는 일도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가 어느덧 15년 전에 펴낸 책 “보보스는 파라다이스에 산다”에는 지금 읽어도 놀라운 통찰이 여러 가지 담겨 있습니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바로 요즘 부자는 어떻게 부자 티를 내느냐는 저자의 관찰이었습니다. 예전 부자들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물건을 사서 부를 과시했습니다. 으리으리한 집에 커다란 TV를 포함해 비싼 가전제품을 채워 넣고, 차도 고급 승용차를 탔죠. 서민들은 쉽게 구경하기 힘든 산해진미를 대수롭지 않게 사 먹는 것도 부를 과시하는 방법이었습니다.
[ https://www.yes24.com/Product/Goods/2883216 ]

그런데 언젠가부터 좀 다른 경향이 나타납니다. 새로운 유형의 부자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것들에 돈을 씁니다. 우선 먹는 것만 해도 얼핏 보면 서민들의 식단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채소나 과일이라도 유기농으로 재배한, 또는 믿을 수 있는 생산자가 기른 생산품에 기꺼이 몇 배 더 많은 돈을 냅니다. 옷도 명품 로고가 떡하니 박힌 비싼 옷 대신 평범해 보이지만 기능이 좋거나, 아니면 알 만한 사람만 아는 브랜드 옷을 사 입는 식입니다. 여전히 큰 집과 차를 사는 부자도 물론 있지만, 새로운 부자들은 그런 것보다는 여행이나 경험에 돈을 씁니다. 내공을 쌓고 내실을 채우는 데 돈을 쓴다는 거죠.

브룩스의 주장에 모두가 동의한 건 아닙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책이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많은 토론과 반향을 낳은 관찰이었다는 점입니다. 사실 부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위해 어디에 돈을 쓰느냐는 정답이 없는 문제이기도 하고, 정확히 예측하거나 분석하지 못한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긴 합니다.

그런데 만약 눈에 잘 띄지 않는 어떤 요인이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혹은 세상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눈에 보이는 것만 따질 게 아니라 눈에 잘 띄지 않는 숨은 요인까지 정확히 찾아내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이써 맥컬리가 불평등을 설명하는 핵심적인 요인이지만, 우리 눈에 잘 띄지 않는 요인인 시간에 관해 쓴 칼럼이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 뉴욕타임스 칼럼 보기 : ‘시간의 빈곤’, 값을 매기기조차 어려운 불평등의 민낯이다
[ https://premium.sbs.co.kr/article/OQwJPQaIoNO ]

우선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많지 않을 겁니다. 불평등은 전지구적 자본주의 체제가 드리운 가장 어두운 그늘 가운데 하나일 겁니다. 너무 심한 불평등은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동력을 떨어뜨리기도 하므로, 자본주의 체제를 신봉하는 사람들도 불평등을 문제로 생각합니다. 이념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갈수록 극심해지는 불평등은 세상 사람들이 다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려면

지금껏 우리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수많은 정책과 대책은 주로 눈에 보이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불평등을 측정하는 기준이자 지표가 소득이나 재산, 부와 같이 눈에 보이는 것들이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맥컬리는 칼럼에서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어쩌면 훨씬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요인을 지목합니다. 바로 시간이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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