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등장은 실내건축 디자이너에게 위기 아닌 기회”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3. 8. 2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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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비트윈스페이스 대표
KCC글라스가 주최한 ‘홈뮤즈데이’에서 김정곤 비트윈스페이스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공간 디자인에 강점을 지닌 실내건축 디자이너에게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김정곤 비트윈스페이스 대표는 지난 3일 KCC글라스가 서울 강남에서 주최한 ‘홈뮤즈데이(HomemuseDay)’에서 생성형 AI의 등장이 실내건축 디자이너의 일감을 빼앗는 등 실내건축 디자인 업계의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홈뮤즈데이는 젊은 실내건축 디자이너들로 구성된 KCC글라스 홈씨씨 인테리어 서포터즈인 ‘홈뮤즈드’와 한국실내건축가협회(KOSID) 소속 선배 디자이너들이 함께 모여 인테리어 산업의 미래를 전망하는 토크 세미나형 네트워킹 파티다. 김 대표는 한국실내건축가협회의 문화사업분과 부회장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의 2세대 실내건축 디자이너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다. 건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에서 실내환경디자인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2008년 실내건축 디자인 회사인 비트윈스페이스를 공동 설립하고 공동대표에 올랐다. 현재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겸임교수도 맡고 있다.

그가 이끄는 비트윈스페이스는 ‘더현대 서울’,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네이버 1784 캔틴 앤 카페’, ‘슈퍼두퍼’ 매장 등 굵직한 국내 주요 상업용 공간에 대한 실내건축 디자인 프로젝트를 연이어 진행한 국내 대표 실내건축 디자인 전문 회사다.

비트윈스페이스가 디자인한 ‘더현대 서울’ 지하 2층 공간 모습.
김 대표은 이날 홈뮤즈데이에서 진행된 ‘AI의 등장에 따른 인테리어 업계의 변화’라는 주제의 토크 세션에서 AI가 인테리어 산업과 실내건축 디자이너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대표는 AI가 사용자의 디자인 전문성을 높여 비(非)디자이너도 디자인이 가능하게 하는 등 디자인 기술의 평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프롬프트 정보 입력만으로도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를 발견해 수백 개의 창의적인 디자인을 할 수 있고 원하는 결과물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는 등 기존 디자이너들도 AI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로 인해 디자인 분야가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아직은 AI 도입단계이기 때문에 모두가 동등한 출발선에 놓여있어 실내건축 디자이너에게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우리가 여행지에 가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이유는 공간이 주는 중요성과 특별함 때문”이라며 “최근 메타버스 등 공간의 개념이 온라인으로도 확장되고 있는 만큼 AI를 잘 활용한다면 실내건축 디자이너가 오프라인 공간 디자인에서의 강점을 살려 온라인 공간으로 업무 영역을 확장하는 등 또 다른 기회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AI의 등장은 피할 수 없는 추세인 만큼 빠르게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기술을 함양해야 앞으로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비트윈스페이스가 미드저니(Midjourney) 등의 AI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하고 “입력 정보에 따라 AI를 통한 결과물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AI와 효과적으로 대화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비트윈스페이스가 디자인한 ‘현대백화점 판교점’ 4층 공간 모습.
AI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 김 대표는 “새롭고 창의적인 공간을 만드는 일은 AI도 할 수 있지만 시대의 정신을 통찰하고 이를 반영해 완전히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내는 일은 아직 인간만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과 AI는 한동안 공생하는 협력자의 관계가 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세션을 마무리하면서 “서울 강남의 코엑스가 소비 행태의 변화에 맞춰 공간의 개념을 재정비해 성공한 사례처럼 변화하는 소비 행태를 파악해 공간을 향유하는 주체인 소비자가 소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특히 지금까지의 국내 실내건축 디자인은 서구의 성공적인 사례를 답습하는 단계였지만 앞으로는 한국의 소비 행태에 대한 많은 연구와 학습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홈뮤즈드 등 젊은 디자이너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이번 홈뮤즈데이를 기획한 KCC글라스 관계자는 “선배 디자이너와 신인 디자이너들이 함께 교류하며 실내건축 산업의 성장을 위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토론의 장을 만들고 싶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홈씨씨 인테리어는 올바른 인테리어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은 이날 홈뮤즈데이에서 한국실내건축가협회가 올해 11월 개최를 추진 중인 ‘인테리어 디자인 페스티벌(가칭)’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인테리어 디자인 페스티벌은 국내 대표 실내건축 디자인 시상식인 ‘골든 스케일 베스트 디자인 어워드’와 ‘대한민국 실내건축대전’이 함께 열리는 행사로 올해는 실내건축 전문가 포럼과 전시 등이 더해져 서울 동대문 DDP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번 페스티벌은 ‘연결’을 주제로 실내건축 분야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 예정”이라며 개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김정곤 대표는…

△1978년 출생 △건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 실내환경디자인 석사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비트윈스페이스 대표 △2020 골든 스케일 베스트 디자인 어워드(Korea Golden Scale Best Design Award) 골든스케일상 수상 △2020 독일 디자인 어워드(German Design Award) 상업용 건축 디자인 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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