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때 보는 것 같아” 완벽 부활 류현진…동료도, 현지 언론도 모두 반했다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6)이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팀 동료들은 물론 현지 언론도 칭찬 일색이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크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이날 류현진은 5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후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류현진은 토론토에 10-3 승리를 이끌었고, 시즌 2승(1패)을 수확했다. 평균자책점은 1.89로 낮췄다.
경기 내내 류현진은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칼날 제구로 신시내티 타선을 봉쇄했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 컷패스트볼 등 던지며 호투를 이어갔다. 특히 결정구로 체인지업뿐만 아니라 커브, 컷패스트볼 등을 던져 신시내티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 특히 커브볼이 위력적이었다. 60마일 대 느린 커브볼로 상대 타자들을 농락했다. 류현진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의 벤 니콜슨-스미스는 자신의 SNS에 “류현진도 자신의 커브에 100점 만점을 줬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던 류현진. 긴 재활의 터널을 지나 다시 마운드에 섰고,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점)을 기록. 토론토의 11-4 승리를 이끌며 복귀 후 첫 승을 수확했다.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444일 만에 따낸 승리였다.
그리고 류현진은 기세를 이어 연승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연승을 기록한 건 450일 만이다. 지난해 5월 21일 신시내티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류현진은 에인절스전까지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사실 3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 탓에, 류현진이 경기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현지 언론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기도 했지만, 류현진은 전성기 때 모습을 선보이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도 류현진의 활약상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류현진이 돌아왔다. 류현진의 전성기를 지켜보는 것이 어떤지 일깨워준 경기였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류현진은 다른 투수들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것도 아니고, 가던 걸음을 멈출 정도로 놀라운 구질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류현진은 어리거나 공격적인 타자에게 위협적이다’며 류현진의 투구를 평가했다.
MLB.com이 주목한 장면은 슈퍼 루키 엘리 데 라 크루즈와 맞대결이다. 류현진은 3회 66마일(105.4km)짜리 커브볼을 던져 크루즈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5회에도 크루즈에게 66.8마일(107.5mm)가 찍히는 느린 커브를 구사해 삼진을 솎아냈다. 크루즈뿐만 아니라 신시내티의 젊은 타자들은 류현진의 노련함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크루즈가 매우 공격적으로 타석에 임할 것이라 생각했다. 볼 카운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 했다. 이날 경기의 핵심이었고, 나는 그렇게 투구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팀 동료들도 류현진의 완벽한 제구력에 감탄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에 따르면 브랜든 벨트는 “류현진은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다. 마운드에 올라갈 때 어떤 구종을 던지는 지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올린다. 그런 투수의 뒤에서 수비하는 일은 항상 재밌다”며 류현진을 향해 엄지를 추켜세웠다.
사령탑도 만족할만한 투구 내용이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은 신시내티의 공격적인 성향을 잘 공략했다. 정말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며 류현진의 호투에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경기였다. 동료들의 실책에도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1회를 삼자범퇴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2회 위기가 찾아왔다. 야수들의 수비 실책이 나왔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스펜서 스티어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조이 보토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크리스티안 엔카나시온-스트랜드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류현진은 노엘비 마리테를 좌익수 뜬공 처리했지만, 맷 채프먼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누상에 있던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야수 실책으로 류현진의 자책점이 올라가지 않았지만, 분명 아쉬운 상황이 발생했다.
계속해서 실책이 나와도,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TJ 프리들에게 1루 땅볼을 유도했는데,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던 류현진에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송구가 벗어나면서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루크 메일리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 없이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류현진은 계속해서 순항했고, 5회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TJ 프리들과 메일리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류현진. 무사 1,2루 상황에서 류현진은 홉킨스를 삼진, 맥레인을 파울 플라이, 크루즈를 삼진 처리하며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동료들도 대량 득점으로 류현진의 호투에 힘을 보탰다. 1회 보 비셋의 3루타에 이어 벨트의 타석 때 나온 상대 실책으로 1점을 먼저 뽑아낸 토론토. 2회에는 대니 잰슨의 2루타에 이은 케빈 키어마이어의 투런포로 2점을 더했고, 위트 메리필드의 중월 2루타로 만들어진 득점 찬스 때 벨트의 투런 홈런이 나왔다.
토론토 타선은 4회 다시 한 번 더 불을 뿜었다. 비셋이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그리고 벨트도 좌월 솔로포를 날려 점수를 더 뽑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토론토는 계속해서 기세를 올렸다. 게레로 주니어가 볼넷을 골라냈고, 조지 스프링어가 좌월 투런 홈런 쳤다. 류현진의 승리에 동료들도 홈런포를 가동했다.
복귀 후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류현진. 토론토와 맺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지만, 시즌 막바지 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류현진이 활약한다면, 앞으로 미래도 밝아진다. 그가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후 또 다른 계약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