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나홀로 정신질환자’, 묻지마 범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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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로 살아가는 정신질환자에 의한 '묻지마 범죄'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이들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부실할 경우 사회적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묻지마 범죄를 벌인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 가운데 홀로 사는 외톨이의 비율이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면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도움·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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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 사건 67건 분석
불특정인 대상 범죄 52%는
동거인 없는 ‘외톨이’ 소행
조현병 등 지속적인 관리 땐
지역 사회 복귀 가능성 높아
외톨이로 살아가는 정신질환자에 의한 ‘묻지마 범죄’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이들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부실할 경우 사회적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묻지마 범죄를 벌인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 가운데 홀로 사는 외톨이의 비율이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면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도움·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경찰대학 부설 치안정책연구소가 2007∼2021년 한국에서 일어난 정신분열증·조현병에 의한 사건 67건(살인 40건, 살인미수 16건, 강도 1건, 상해 8건, 폭행치사 1건, 인질 감금 1건)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묻지마 범죄를 벌인 피의자는 현재 동거인이 없는 경우가 상당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특정인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피의자 집단은 동거인이 있는 경우가 76.3%였지만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공격하는 집단은 현재 동거인이 없고 혼자 생활하는 경우가 51.7%였다.
2019년 22명의 사상자를 낸 ‘진주 아파트 방화·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안인득(46)이 대표적이다. 그는 조현병 치료 전력이 있음에도 줄곧 혼자 거주하는 은둔형 외톨이였다. 지난 19일 낮 12시 40분쯤 홍대입구역에서 합정역 방향으로 달리던 열차 안에서 소형 공구를 손에 쥐고 남성 승객 2명을 공격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 씨도 미분화 조현병을 진단받은 이후 혼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는 최모(30) 씨는 가족과 함께 살긴 했지만, 우울증 치료를 중단한 뒤 사실상 ‘은둔형 외톨이’의 삶을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질환자의 범행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도움·관리가 시급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총범죄자 대비 정신장애 범죄자 비율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5년 0.3%에서 2021년 0.7%로 증가했다. 수치로 보면 총범죄자 수는 같은 기간 196만9826명에서 124만7680명으로 줄어든 데 반해, 정신장애 범죄자는 6066명에서 8850명으로 증가했다. 강력범죄만 따로 빼서 보면 2021년 2.4%에 달한다.
치안정책연구소 측은 “일상생활에서 많은 도움과 보호, 관리가 필요함에도 최소한의 도움에서조차 소외됐다”며 “조현병은 적절한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지역사회로의 복귀가 가능하지만, 혼자 생활을 하면 사회 내 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흉기 난동 범죄가 잇따른 직후인 지난 4일부터 17일까지 고위험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응급 입원을 적극적으로 의뢰해 총 517명 입원 조치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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