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듯 완벽한, 기묘한 마무리 서진용…'노블론' 행진 계속

권혁준 기자 2023. 8. 2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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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불안한 것 같은데 점수는 주지 않는다.

올 시즌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거듭난 서진용(31·SSG 랜더스)의 기묘한 기록이다.

팀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군 지난 시즌에도 서진용은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10개 구단 마무리 중 이 수치가 1.50이 넘는 투수는 서진용과 함께 KIA의 정해영(1.56) 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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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48경기 ERA 1.46…WHIP 1.50 달하지만 실점 억제
0.233의 피안타율, 득점권엔 0.131로 급감
SSG 랜더스 서진용. / 뉴스1 DB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분명 불안한 것 같은데 점수는 주지 않는다. 실점 위기를 초래하지만 팀의 승리는 반드시 지켜내며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다. 올 시즌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거듭난 서진용(31·SSG 랜더스)의 기묘한 기록이다.

서진용은 올 시즌 현재까지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에서 32세이브(2승2패)로 구원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인 김원중(롯데 자이언츠·23세이브)과의 격차를 한참 벌려놓아 일찌감치 구원왕 타이틀을 예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진용은 지난 시즌까지 '미완의 대기'로 평가받았다. 위력적인 빠른 공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팀의 차기 마무리 투수로 낙점 받았는데, 고질적인 제구 불안과 연타를 맞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2019년엔 필승조로 33홀드(3승1패4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이후 부침이 심했다. 2020년은 4.13, 2021년도 3.34로 필승조로는 다소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팀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군 지난 시즌에도 서진용은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김택형에 이어 마무리투수로 낙점 받아 21세이브(7승3패 12홀드)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4.01이었다. SSG가 한국시리즈에서도 집단 마무리체제를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하지만 김택형이 군입대한 올 시즌 확고한 마무리투수로 자리잡은 그는 뒷문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다.

현재까지 48경기에서 49⅓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이 1.46. 32번의 승리를 지켜내는 동안 승리를 날린 '블론세이브'는 한 번도 없었다. 20세이브 이상을 기록 중인 6명의 마무리투수 중 유일하다.

서진용.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그런데 더욱 놀라운 점은 서진용의 세부 지표다. 세이브 숫자와 '블론세이브' 0회, 평균자책점만 보면 '압도적'인 마무리라고 봐야하지만 정작 그렇지가 않다.

서진용의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50이다. 1이닝을 던지면서 1~2명의 주자를 항상 내보낸다는 의미다. 10개 구단 마무리 중 이 수치가 1.50이 넘는 투수는 서진용과 함께 KIA의 정해영(1.56) 둘 뿐이다.

실제 서진용은 올 시즌 32번의 세이브 중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한 사례는 8번 뿐이었다. 나머지 24번은 최소 1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낸 뒤 틀어막은 것이었다.

가장 최근 세이브였던 20일 LG전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2-1 한 점 차의 리드에서 등판한 서진용은 1사 후 신민재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김현수의 타석에선 도루를 허용했다.

김현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이어진 오스틴 딘의 타석에서 폭투를 기록하며 2사 3루까지 몰렸다.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면 동점에 블론세이브가 되는 상황.

서진용은 오스틴을 3루 땅볼로 유도했고 비디오 판독 끝에 아웃으로 정정되면서 간신히 승리를 지켜냈다.

SSG 서진용(가운데).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가장 최근의 사례를 돌아본 것이지만 서진용의 올 시즌 세이브는 이런 상황이 유독 많았다.

운이 따르고 있다는 혹평도 가능하겠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서진용이 그만큼 위기 상황에서 강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진용은 올 시즌 0.233의 피안타율을 기록 중인데, 득점권이 되면 0.131로 급감한다. 2사 득점권의 위기에선 0.077까지 떨어진다. 어찌됐든 틀어막고 증명해내고 있는 셈이다.

SSG는 최근 전반적으로 팀이 흔들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서진용은 여전히 '노블론' 행진을 이어가며 김원형 감독의 근심 하나를 덜어주고 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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