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관이 현직인사 좌지우지” 직원들 개탄

김영주 기자 2023. 8. 2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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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LH 아파트의 철근 누락 사태 여파로 648억 원의 전관 설계·감리 업체와의 계약을 전면 해지키로 한 가운데 전관 폐해와 부실 감리 등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고발하는 LH 직원들의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LH는 지난 20일 철근 누락 사태로 전관 카르텔 논란에 휩싸인 7월 31일 이후 LH가 전관 업체와 맺은 648억 원, 11건의 설계·감리 계약을 모두 취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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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곪은 조직’ 성토 줄이어
“한명이 10개 현장 동시에 맡아
전화로만 감리 보고를 받기도
내부 자정으론 나아질게 없어”
설계·감리 전관계약 전면 취소
3기 신도시 사업 차질 불가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LH 아파트의 철근 누락 사태 여파로 648억 원의 전관 설계·감리 업체와의 계약을 전면 해지키로 한 가운데 전관 폐해와 부실 감리 등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고발하는 LH 직원들의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21년 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 이후에도 LH의 조직 혁신이 대외적으로 밝힌 의지와 달리 실효가 없었던 만큼 이번에는 LH의 명운을 건 환골탈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블라인드)에는 현직 회사 구성원들이 LH 사태와 관련해 개탄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이 증언하는 부실 감리 백태는 LH의 부실 감리가 관행처럼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한 직원은 LH 전관 카르텔과 관련해 “이 큰 조직에 제대로 된 전보 규정이 없어서 말 안 들으면 일 년 만에 외지로 보내는데 현직 직원들의 인사도 퇴직자들이 좌지우지한다”고 했다. 이어 “퇴직자들의 말을 안 들으면 그들과 연관된 현직자들이 말 잘 듣는 X들로 다 교체해 버리는데 우리 직원들은 카르텔 X들 때문에 인사철만 되면 벌벌 떨면서 지낸다”며 “내부 자정 작용으로는 나아질 게 없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 직원들도 해체를 원한다”고 썼다. 이와 관련, LH는 지난 20일 철근 누락 사태로 전관 카르텔 논란에 휩싸인 7월 31일 이후 LH가 전관 업체와 맺은 648억 원, 11건의 설계·감리 계약을 모두 취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직원들은 LH의 고질적인 전관 카르텔 고리를 끊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또 다른 직원은 “LH의 감독 한 명이 10개 이상 현장을 책임지고 감독해야 한다”며 “설계·시공·감리사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15일에는 “현장 10개를 동시에 겸직하면서 도면을 검토할 시간이 도저히 없어서 비싼 돈 주고 감리·설계사를 쓰다가 망한 상황” “(LH 직원이) 5개 현장을 감독하는데 전화로만 감리 보고받고, 뭐 있으면 사진을 첨부해달라고 하고 끝이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런 가운데 LH가 주관하는 3기 신도시, 공공분양 주택 50만 가구 공급 등 주요 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LH에 따르면 이번 전관 업체와의 용역 계약 취소분은 7월 31일 이후 LH가 맺은 설계·감리 용역의 100%다. LH 퇴직자가 없는 업체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전관 채용 관행이 업계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이들 업체를 일괄 배제할 경우 또 다른 LH 사업의 부실과 일정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한준 LH 사장은 이에 대해 “이번에 제한한 11개 사업 물량이 2800가구 정도 된다”며 “미뤄진 사업을 당기는 등 전체적으로 공급물량에 차질이 없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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