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금리 여전히 고공행진…앞으로 더 오른다 

지웅배 기자 2023. 8. 2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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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등으로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급전 창구'인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잔액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연 14%대로 여전히 높은 데다,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큰 만큼 취약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5조3천789억원으로, 한 달 전(34조8천326억원)보다 5천463억원 증가했습니다. 카드론 수요는 지난 3월부터 6월을 제외하곤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가도 지속적으로 오르는 데다 기준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당장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같은 2금융권인 저축은행이 최근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그 수요가 카드론으로 몰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카드사 2분기 카드론 신규 이용액도 11조4천억원으로 1분기(11조1천억원)보다 3천억원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카드론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큰 상황입니다.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지난 5월 14.12%에서 지난달 14.03%로 소폭 내려가곤 있지만, 여전히 14% 선을 지키고 있습니다.

카드사별로 보면 하나(14.6%)가 가장 높고, 삼성(14.5%), 롯데(14.36%), KB국민(14.3%)은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우리(13.51→13.58→13.77→13.92%)는 카드사 평균보다 낮았지만, 지난 4월부터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도 적지 않은 수준인 카드론 금리가 연말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하는데 이 채권의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전채 금리가 오를 수록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조달비용이 늘어나는 셈이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 4월 3.8%대에서 최근 4.4%까지 그 폭이 크진 않지만 꾸준히 오르는 모양새입니다.

카드사가 발행한 채권의 만기와 발행 시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업계에선 채권이 발행되고 카드론으로 자금이 공급되기까지 통상 3개월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7~8월부터 카드론 금리가 상승하고 적어도 3~4개월은 금리 수준이 유지되거나 추가로 오를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 오르면서 카드론 금리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카드론 잔액 증가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카드사의 채권 발행이 잦아지면서 유통 물량이 늘어났고 실적 부진이 하반기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점 등도 카드론 금리 상승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때문에 대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론 금리가 오르면 당연히 중저신용 차주의 이자부담이 계속될 것"이라며 "나아가 최근 연체율이 악화되고 있는 카드사 입장에선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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