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파행에 이어 이게 뭐냐" 전주 농구팬 분노, 극에 달했다…KCC 신축체육관 갈등에 시청 홈피 게시판 초토화

최만식 2023. 8. 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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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실내체육관 전경.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잼버리 파행 사태에 이어….'

전주 지역 농구팬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홈경기장(전주실내체육관)에서 쫓겨나게 된 전주 KCC가 연고지 이전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지자 전주시를 향한 성토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20일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 하면 스포츠조선의 'KCC와 전주시 '홈구장 신축' 파행, KCC 홈 연고지 이전 적극 검토' 최초 보도<8월 16일>가 난 이후 전주시청 홈페이지의 시민 참여 게시판이 집중 포화를 맞는 가운데 전주시의 사후 대응도 의혹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지난 16일부터 20일(오후 3시 현재)까지 총 180여건의 의견이 올라왔는데, 전주시를 비판하는 게 거의 전부였다. 'KCC 연고 이전 이슈'가 부각되기 전 게시글이 지난 4~15일 12일 동안 11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초토화된 셈이다. 특히 게시판 글쓰기가 회원 가입→로그인을 해야 가능하다는 점을 봐도 성난 팬심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게시글 민심도 예전과 크게 달랐다. 2016년에는 안전의식이 강화된 사회 분위기 속에 낙후된 전주실내체육관의 안전 문제가 부각되면서 연고지 이전 이슈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구단이 먼저 연고지 이전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전주 팬들의 반응은 '7대3' 비율로 KCC에 대한 비판이 더 많았다.

전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홈페이지 캡처

이번에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2016년 KCC의 연고지 이전을 만류할 때 전주시가 약속했던 신축체육관 건립이 8년째 지지부진한 데다, KCC가 전주에 남고 싶어도 남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린 것으로 알려지자 전주시를 비판하는 주장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반면, 떠나려는 KCC를 탓하는 의견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시민들은 "8년간 신축체육관 첫삽도 뜨지 못하고 뭘 했나", "20여년 간 전주시, 전북의 명문 농구단을 유지해 온 KCC가 떠나면 미안해서 할 말이 없다", "연고팀도 없는데 프로야구 2군리그 야구장 신축이 그리 급한가. 창피하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그런가 하면 최근 국가적 이슈로 떠올랐던 '전북 새만금 잼버리 파행 사태'를 소환해 "전북도에 이어 전주의 이미지가 나락으로…", "잼버리 사태도 모자라서 최고 인기 농구단도 버리나", "잼버리 망치고 전북이 욕 먹는데, 이번엔 전주 KCC로 인해…"라고 비꼬는 의견이 눈길을 끌었다. 일부 시민은 우범기 전주시장 등 지역 정치인을 향한 비판도 마다하지 않았다.

2022-2023시즌 종료 인사를 하고 있는 KCC 선수단. 사진제공=KCC

파장이 커지자 지난 18일 전주시가 '실내체육관 신축 업체 선정 절차 착수' 보도자료를 부랴부랴 내는 등 해명에 나섰지만 되레 의혹을 키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한 시민은 전주시가 주장한 '1차분 공사 발주 의뢰(8월)'에 대해 "'나라장터' 발주 목록 검색을 한 결과 해당 의뢰를 찾을 수 없었다"며 명확한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전주시가 이번에 발표한 내용은 신축 공사를 잘 진행할 것이라고 했던 8년 전과 크게 다를 바 없다"며 8년 전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구단에 (전주실내체육관을)비우라는 통보를 한 게 아니다. 잘 협의하고 있다'는 요지의 전주시 해명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KCC 구단에 따르면 지난 6월 관련 사실을 처음 통보받을 때 전주시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은 '혁신파크 착공식을 2025년에 한다. 착공식을 하려면 실내체육관이 먼저 정리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2024~2025시즌이 끝난 뒤 가능한 빨리 체육관을 비워야 하는데,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해 보자'는 것이었다고 한다.

KCC 관계자는 "이런 팩트에 비춰보면 혁신파크 공사 부지 정리를 위해 실내체육관을 비워야 한다는, 가장 중요한 계획을 이미 결정해놓고 일방 통보한 것이지, 무슨 협의 요청이냐"면서 "사전에 어떤 공문이나 연락도 없었다. 수십년간 전주에 터를 잡아온 구단으로서는 배신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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