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으로 유명한 대전 유성에 ‘석빙고’가 있다고…진짜?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에 딱 좋네요. 석빙고 안에 있는 아이스팩을 꺼내 수건으로 싼 뒤 몸에 대면 시원해지거든요.”
21일 오전 10시 30분 대전 유성구 온천1동 행정복지센터 입구. 센터에서 민원 업무를 끝낸 주민 박모씨(55)가 ‘석빙고’에서 아이스팩을 꺼내면서 즐거워했다.
뜨거운 온천으로 유명한 대전 유성에 ‘석빙고’가 등장했다. 정확한 이름은 ‘아이스팩 석빙고’이다.
온천1동과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온천1동 주민자치회는 올여름부터 꽝꽝 얼린 아이스팩을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이 석빙고를 운영하고 있다. 온천1동은 한번 사용되면 버려지는 아이스팩을 재활용하기 위해 주민자치회와 함께 ‘석빙고 설치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에는 주민참여 예산(2022년 1000만원, 2023년 500만원)이 투입됐다.
온천1동 주민자치회는 지난해 지역 아파트와 공원 등에 아이스팩 수거함 30개를 설치했다. 주민자치회 위원들은 여기에 모인 아이스팩을 월 2차례 수거, 세척한 뒤 석빙고에 넣어둔다.
석빙고에 넣어둔 아이스팩은 주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 같은 폭염 때는 더위를 이기기 위해 가져가는 주민이 많다. 인근 상인들은 생선 등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갖다 쓰기도 한다. 김윤희 온천1동 주무관은 “매월 수거되는 2000여개의 아이스팩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면서 “갑자기 냉장고가 고장 났다면서 아이스팩을 가져가는 주민도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선·냉장·냉동식품 등의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면서 아이스팩 발생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 ‘석빙고’를 통해 재활용되는 아이스팩은 ‘젤형’이다. ‘젤형 아이스팩’의 ‘충전재’는 고흡수성수지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자연 분해가 되지 않고, 소각·매립도 어려워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젤형 아이스팩은 재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물을 얼린 아이스팩이 대체품으로 나오고 있지만, 젤형 아이스팩 유통량도 여전히 많다.
홍영기 온천1동장은 “석빙고는 자원을 유용하게 다시 사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면서 “주민 누구나 아이스팩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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