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액셀이면 최소 125㎞"…급발진 의심 차량 기록장치 의문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발생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해 "충돌 5초 전 가속 페달을 최대로 작동시켰다면 최소 시속 125㎞ 이상은 됐을 것"이라는 감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감정인은 단편적 자료만으로 볼 때 시속 110㎞ 주행 중에 가속 페달을 최대로 해 5초 동안 작동시켰다면 일부 변수는 있지만 5초 후에 적어도 시속 116㎞보다 높은 상태가 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에서 지정한 전문 감정인은 사고기록장치 EDR 자료상 '마지막 0초'가 언제인지 확실하지 않으나 '지하통로 벽에 부딪혔을 때일 개연성이 높다'고 전제하고 EDR 신뢰성 감정을 진행했습니다.

추가 확인 필요성을 언급하긴 했지만 EDR 자료에 5초 후 속도가 시속 116㎞로 기록된 건 감정 결과인 시속 125∼140㎞보다 시속 10∼25㎞ 낮게 기록됐다는 것이어서 원고 측은 'EDR 기록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고, 풀 액셀을 하지 않았다는 게 입증된 셈'이라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감정인이 EDR에서 데이터를 추출해 마지막 0초가 언제인지 확인하고, 변속장치 손상 여부를 확인해 주행 성능에 이상이 없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냄에 따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보완 감정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지난해 12월 6일 강릉시 홍제동에서 60대 A 씨가 손자를 태우고 운전한 승용차의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해 12살 손자가 숨졌습니다.

이 사고로 A 씨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돼 지난 3월 경찰조사를 받았습니다.

또 A 씨 가족이 지난 2월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올린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 시 결함 원인 입증 책임 전환 청원' 글에 5만 명이 동의하면서 관련법 개정 논의도 활발해졌습니다.

한편, 운전자 A 씨와 그 가족들은 제조사를 상대로 약 7억 6천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현재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2부에서 심리가 진행 중입니다.

송인호 기자 songster@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