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국외 체류’ 질문에 클린스만 “한국서 지켜보는 게 전부는 아냐”
일본과 3골 격차에 “A매치 매주 하고 싶다”
“한국서 지켜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세계 흐름도 알아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17~18일 국내 기자들과 ‘줌 화상회의’를 통해 강조한 내용이다.
미국 엘에이 자택의 클린스만 감독과 한국 기자들 사이에 이뤄진 이날 화상회의에서 그는 잦은 국외 출장과 체류에 대한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6월 A매치 기간 이후 휴가를 떠났고, 8월초에도 다시 출국해 해외에 머물고 있다.
이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내가 있어야 하고, 직전 감독들이 그렇게 해 당연하게 여길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나도 한국 선수들을 수시로 봐왔고, 코치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얻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감독은 현대 축구의 흐름도 알아야 하고, 국제적 시각도 갖춰야 한다. 외국팀의 생각도 알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을 점검할 때는 체력이나 정신적 상태를 보지만, 선수에게 듣지 못하는 얘기를 감독한테 직접 들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그는 브랜던 로저스 셀틱 감독이나 루이스 엔리케 파리 생제르맹 감독과 통화하며 오현규나 이강인 등 한국 선수들의 상태를 점검한다. 황인범이 소속한 올림피아코스 감독과도 대화하는 사이다. 그는 “지구적인 차원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하고, 더 국제적인 차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 아시안컵과 장기적으로 월드컵에 대한 구상도 늘 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의 기술위원회에 참가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큰 틀을 논의하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그는 “일본축구협회는 독일에 유럽 진출 선수들을 상시 점검할 수 있는 사무실을 설치했는데, 이게 우리에게도 필요한 부분인지 등에 관해 고민을 나누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두 개의 월드컵 사이에 3~4년 사이에 모든 팀들이 바뀐다.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유럽 클럽의 주요 감독들이 선보이는 전술을 눈여겨보는 이유다. 또 젊은 선수들이 들어오고 빠르게 성장한다. 그런 부분을 매일 토론하고 소통한다”며 “한국에 700명 넘은 프로 선수들이 있지만 다 볼 수는 없다. 30~40명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또 18살 선수가 8년 뒤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는 것처럼 연령별 어린 선수들의 재능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을 9월 A매치에 차출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끄는 황선홍 감독이 이강인과 훈련을 진행하지 못해 걱정하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이강인이 수준 높은 경기인 A매치를 치르며 경기력을 유지하고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9월 영국에서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벌일 예정이다.
장기적인 시야에서 한·일간의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지를 묻는 말도 나왔다. 한국은 A대표팀이 가장 최근에 벌인 일본과 A매치에서 두 번 모두 3골 차로 졌고, 23살 이하 대표팀, 17살 이하 대표팀도 최근 맞대결에서 3골 차로 패배하는 등 ‘3골 차 열세’에 처해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일간의 라이벌 의식을 잘 안다. 일본과는 매주 대결하고 싶지만 스케줄 때문에 할 수 없었다. 미국대표팀을 이끌 때도 이웃의 강호인 멕시코와 A매치를 정말 많이 했다. 그 과정에서 압박감도 이겨낼 수 있다. 지금은 일본이 앞서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우리도 구단에서 선수들이 더 성장해야 하고, 유럽에 더 많이 나가야 한다”고 짚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이래 4차례 경기(2무2패)에서 승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양해를 구했다. 그는 “4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해 화가 난다. 분명히 경기력과 기회에서는 상대를 앞섰다. 득점을 못 하면 응원받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우리에게 좋은 선수가 많고, 공격적 축구색깔도 지속해 나갈 것이다. 팬들이 ‘아 이런 게 공격축구’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9월 A매치 명단 발표를 앞둔 그는 “그동안 대표팀 소집에서 새로운 얼굴을 많이 발탁했다고 생각한다. 부상 등 변수가 있지만 9월 대표팀 선수 명단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디어와의 관계에서도 대면 기자회견뿐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분데스리가 쪽이나 방송사와도 화상회의로 연결하는 경우가 있다. (장소나 계기를 떠나) 소통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화상을 통해 미디어와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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