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복지포인트, ‘임금’ 아니니 비과세?...법원 “근로소득세 대상”
기업이 ‘직원들에게 제공한 복지포인트는 근로소득에 해당하지 않으니 세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신명희)는 한화손해사정 외 2명이 서울 마포세무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난 6월 8일 원고(한화손해사정) 패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근로를 전제로 관련성을 갖는 급여라면 근로소득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한화손해사정은 소속 임직원에게 복지몰 물품 구매, 자기개발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복지포인트는 기업에서 임직원에게 매년 일정하게 지급하는 것으로 회사와 제휴를 맺은 온라인 복지몰에서 쓰거나, 오프라인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세무당국은 복지포인트를 과세대상인 근로소득으로 보고, 근로소득세를 징수했다. 이에 한화손해사정은 2015년 복지포인트 몫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해 신고·납부했다.
하지만 한화손해사정은 2021년 3월 복지포인트는 근로 대가가 아닌 복리후생적 성격을 가진 만큼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대법원이 지난 2019년 8월 “복지포인트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리자, 이를 근거로 소송을 낸 것이다.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복지포인트가 임금이 아니므로 이미 냈던 근로소득세를 다시 돌려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이 판단한 근로기준법상 ‘임금’과 과세 대상이 된 근로소득세법상 ‘근로소득’은 다르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임금은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금품을 의미하지만, 근로소득은 근로조건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급여까지 포함하고 있어 개념상 차이가 있다”고 했다.
법원은 또 “관련 법령에 따르면 근로의 대가로 보기 어려운 복리후생적 수당도 근로소득세법상 과세 대상이 된다”라며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복지포인트가 근로소득세법상 근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과세 대상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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