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재건축 매도청구권, 전원이 소송 참여하지 않아도 제기 가능”

대법원의 모습./뉴스1

재건축 과정에서 불참 세대의 소유분을 시가에 팔도록 하는 ‘매도청구권 소송’은 소유주 전원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제기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집합건물 구분소유자 8명이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 이전등기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27일 확정했다.

소송은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총 9개 호실로 이뤄진 다세대주택 재건축을 놓고 벌어졌다. 8명의 원고가 9개 호실 중 8개를 하나씩 소유하고 있었고, 나머지 한 호실은 A씨가 71%, B씨가 29% 지분을 갖고 있었다. 2018년 6월 원고 8명과 A씨는 관리단집회를 개최하고 재건축에 의견을 모았지만 B씨가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다.

A씨 등은 B씨를 상대로 지분 매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집합건물법에 따라 전체 소유자 80％ 이상, 토지 지분의 80％ 이상의 찬성으로 재건축이 결의되면 재건축을 반대하는 다른 소유자를 상대로 지분을 시가에 매도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1심은 원고들의 손을 들어 B씨가 지분을 인도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 진행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지분을 제3자에게 매도하고 소송에서 빠졌다. 새로운 지분 매수인은 소송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불거졌고, B씨 측은 소송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했다.

민사소송법은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하나의 사안에 소송을 낼 때 그 결과가 통일될 필요성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사자 전원이 소송에 참여해야만 적법하게 제기되는 것으로 인정한다. 이를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으로 부르는데, B씨는 자신의 소송도 이 규정에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B씨의 주장에도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지분을 매도하라고 판결했다. B씨는 재차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대법원은 “집합건물법에 따른 매도청구권은 청구권자 각자에게 귀속되고, 각 청구권자는 이를 단독으로 행사하거나 여러 명 또는 전원이 함께 행사할 수도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반드시 매도청구권자 모두가 재건축에 공동으로 청구권을 행사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소송도 매도청구권자 전원이 소를 제기해야 하는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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