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아동’ 더 없도록 조기 발견 체계 마련한다

출생미신고 아동 정보 e아동행복지원시스템 연계해 확인

지난 6월 23일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에 설치된 베이비박스 내부 모습. /조선DB

태어났지만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이른바 ‘유령 아동’이 더 이상 없도록 조기에 발견하고 소재와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된다.

보건복지부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출생미신고 아동을 위기아동 발굴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사회보장급여법)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시행령이 개정돼 주민등록번호 없이 임시신생아번호나 임시관리번호만 있는 아동과 아동의 보호자 정보를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에 연계해 양육환경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임시신생아번호는 출생 후 1개월 이내 예방접종의 기록관리·비용상환을 위해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번호다. 출생신고가 이뤄지면 임시신생아번호가 주민등록번호로 전환된다. 임시관리번호는 출생신고가 1개월 이상 지연되는 등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경우 아동의 예방 접종 이력을 관리하기 위해 보건소가 발급하는 번호다. 출생신고가 이뤄지면 주민등록번호로 통합된다.

주민등록번호로 통합되지 않고 임시신생아번호, 임시관리번호가 남아있다는 것은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를 활용하면 위기 아동을 찾는 데 활용할 수 있다.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예방접종미접종, 건강검진 미검진, 장기결석, 건강보험료 체납 등 44종의 정보를 통해 위기 아동을 찾는 체계다. 읍면동 담당 공무원이 대상 아동 가정을 방문해 양육환경을 조사하고 필요시 복지서비스를 받도록 연계하거나 학대 신고를 한다.

앞서 감사원이 보건복지부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병원에서 태어난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아동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경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지난 6월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이 밝혀지기도 했다.

정부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출생미신고 아동 2123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249명이 사망했고, 814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출생미신고 아동은 144명으로, 그 중 7명이 사망했고 15명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