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제한 걸리기 전에"...신청 폭주한 '이 대출'

문세영 기자 2023. 8. 2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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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나이 제한을 검토하고 있어 급하게 해당 대출 상품을 상담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이 된다며 50년 만기 주담대의 연령 제한을 검토하고 있고, 일부 은행들은 해당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있습니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만기가 늘어나면서 대출 한도가 올라가고, 매달 갚아야 할 돈은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4억원을 연 5% 금리로 대출받는다고 가정하면, 만기가 30년이면 매달 214만7천286원을 갚아야 합니다. 하지만 만기가 40년이면 월 192만8천786원, 50년이면 월 181만6천555원으로 줄어듭니다.

만기가 길어지면 매달 상환 금액은 줄어들기 때문에 대출 한도는 그만큼 확대됩니다. 연봉 6천만원인 직장인이 주담대를 받으려고 할 때 다른 대출이 없다면 40년 만기일 때는 4억1천만원, 50년 만기일 때는 4억4천만원으로 대출 한도가 늘어납니다.

이런 이유로 농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는 큰 관심을 받아, 2조원 한도가 소진되어 갔습니다. 이에 농협은행은 오는 31일을 마지막으로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를 중단합니다.

지난달 5일 50년 만기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혼합형)'을 출시한 지 2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시점입니다.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시중은행 중 농협이 가장 처음 시작하기도 했고, 금리도 낮은 수준이라 인기를 모은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50년 만기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75~6.36%(18일 기준)로 집계됐습니다. 국민은행의 금리 하단이 연 3.75%로 가장 낮고 농협은행(연 3.98%) 우리은행(연 4.19%) 신한은행(연 4.67%) 하나은행(연 4.86%) 순이었습니다.

특히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는 특판 주담대를 연장하지 않는 배경에는 금융 당국의 눈총이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제기됩니다.

당초 농협은행은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한 고객 반응을 확인한 후 다시 논의하려고 했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 원인으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지목하면서 기존 규모만 판매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 것입니다.

대출 만기가 늘어나면 대출자가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이 줄어들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른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전체 대출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총 이자액은 증가합니다.

대출자 입장에서는 DSR 등 대출 규제를 우회할 수 있고, 금융사들도 이자 수익을 더 확보할 수 있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큰 관심을 끈 바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50년 주담대를 주요 관리 대상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연령제한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산정에서 DSR 관리가 적정했는지 실태점검을 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배경에는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에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천68조1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주담대가 820조8천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원 늘어난 영향입니다.

한편, 부산은행은 50년 만기 주담대 가입 대상을 만 39세 이하 또는 혼인신고일 기준 7년 이내 신혼부부로 한정했으며, 신한은행도 만기가 40년이 넘는 주담대에 대해 만 34세 이하로 연령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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