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쇼크 뒤 中의 국채 덤핑…글로벌 ‘경제 안보’ 뉴노멀 시대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글로벌 채권 시장의 지표인 미국 국채 금리가 15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미국 경제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타나자 ‘긴축’ 전망이 힘을 받은 것도 있지만,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이었던 중국이 무더기 매도에 나서며 채권 값을 내렸다.
‘경제낙관론’의 미국과 ‘경제위기론’의 중국. 우리나라를 둘러싼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각기 다른 여건이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각국의 정치외교적 이해관계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복잡히 얽히고 있다. 한·미·일 3국이 처음으로 ‘경제 안보’라는 뉴노멀을 선언한 배경이기도 하다.
18일(현지시간)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4.251%에 마감됐다. 하루 전 종가인 4.305%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쇼크 수준인 금리 급등은 미국 경제 낙관론이 밀어올렸다. 각종 경제지표 호조로 미국의 긴축이 쉽게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으면서, 달러 선호도가 높아졌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10년물 국채 금리가 더 올라 향후 10년간 평균 4.75%에 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단순히 ‘미국 경기가 좋다’는 예측만이 채권 금리 상승을 가져온 건 아니다. 미국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중국이 맹렬히 미 국채를 내다 팔고 있다. 미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8354억달러로 2009년 5월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았다.
중국의 ‘미국 채권 덤핑’은 지정학적 이슈에서 비롯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경제 블록화(동맹국 중심으로 공급망이 재편되는 현상)가 가속화되고 미국이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자 이에 대항한 것이다. 실제 미국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중국에 경제 제재를 본격화한 작년 한 해에만 중국은 미 국채를 1700억달러 이상 줄였다.
최근 불거진 중국의 경기 악화도 달러화 자산 매각을 부추겼다. 중국은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이위안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에 헝다그룹 파산보호 신청, 위안화 약세까지 겹치자 달러 자산을 팔아치우며 위안화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미국 국채 최대보유국의 자리는 일본으로 넘어갔다. 미국이 동맹국인 일본과 공조가 필요한 이유다. 일본 경기가 살아나면 미국 내 일본 투자자금도 미 국채에서 돈을 빼 일본으로 옮겨가려 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의 7월 서비스업 물가 상승률이 30년만에 처음으로 2%를 기록하는 등 침체를 벗어날 것이란 조짐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중국으로 부터 미국 국채 최대보유국의 자리를 넘겨 받은 일본이 엔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미 국채를 내다 팔았던 데다, 지난달 일본 중앙은행(BOJ)이 수익률 통제 곡선(YCC) 정책 수정을 언급하면서 부터 미 국채가 요동을 치기도 했다. 미 국채가 최고치로 오른 데에는 ‘한·미·일 경제 안보’의 한 축인 일본이 한 몫 했던 셈이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중국은 구조적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최근 위안화 급락 흐름을 보면, 달러화나 미 국채 매도가 놀랄 일도 아니다”면서 “반면 일본은 그간의 비정상적이었던 저성장에서 벗어나면서 엔화 추락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 “중국 경제 위기에 원화가치도 동조돼 떨어지고 있지만 (일본 경기가 살아남에 따라) 엔화 가치가 오르면,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에 따라) 원화 하락도 방어할 수 있다”면서 “우리로선 안보와 경제가 분리될 수 없는 원칙을 세우고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경제안보 동맹 강화는 세계 경제의 새 패러다임이 될 전망이다. 실제 한·미·일 경제안보 강화와 더불어, 중국과 러시아 역시 그간 안보협력에서 벗어나 경제협력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7월 중국의 수출액은 2817억6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4.5% 줄었다. 그러나 러시아로의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73.4% 증가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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