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어” 외치며 여인숙 불 질렀는데… 심신미약으로 구속 면했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과거 투숙했던 여인숙을 찾아가 불을 지르려 한 50대 여성이 심신미약을 이유로 실형을 면하게 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가 사건 발생 전 19차례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했던 중증 조현병 환자라며,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임을 인정한 데 따른 판결이다. 재판부는 A씨에게 보호관찰 기간에 조현병 치료를 받을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2월 27일 오전 2시30분쯤 인천시 중구 한 여인숙 사무실에서 불을 지르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그는 여인숙 관리자 B(77)씨가 잠든 사이 사무실 앞 빨랫감에 불을 붙이면서 “다 죽어라”라고 소리를 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다행히 놀란 B씨가 재빨리 물을 부어 불씨가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다. 조사 결과 A씨는 과거 해당 여인숙에 머무른 적 있으며, 당시 B씨가 불친절했다는 이유로 범행했다고 한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할 당시 피해자 외 투숙객 2명도 숙박 중이었다”며 “만약 불을 신속히 끄지 않았다면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장기간 조현병을 앓아 왔고 정신과 약을 제대로 먹지 않은 상태에서 범행했다”며 “잘못을 인정한 피고인이 병원 진료를 성실하게 받겠다고 다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