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쩐의전쟁’…HMM 품고 변화 꾀할 승자는?
‘물류 시너지’ 가능…발전 기틀 마련할듯
모두 중견기업, ‘자금력’ 문제 ‘큰 걸림돌’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전체 거래 규모가 한화로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HMM(구 현대상선) 인수전에 참여할 예비입찰이 21일 마감된다. 현재까지 인수 후보군으로 평가되는 기업은 하림과 동원, LX, 글로벌세아, SM 등 5개 중견그룹이다. 전부 물류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들이다.
인수 참여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세계 8위의 해운사 HMM 인수를 통한 물류분야에서의 시너지다. 단, 이들 모두 대기업 대비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매각 절차가 순항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이날 오후 5시 예비입찰 접수를 마감한다. 이어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최종 인수계약 등 추가적인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
2023년 기준 자산총액이 약 26조원으로 재계 19위에 오른 HMM은 ‘글로벌 선사’ 톱10에 들어간 유일한 국내 해운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컨테이너 사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3.92%(올해 상반기 기준)로 수출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도 크다. 특히, 2020~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유례없는 특수를 맞으면서 사업 확장에 투입 가능한 현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HMM 인수에 성공한 기업이 향후 국내 물류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각 대상은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주식 총수 1억9879만156주와, 이들이 보유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영구채 2조6800억원 중 1조원을 전환한 주식 2억주(전환가액 5000원)를 합한 총 3억9879만156주다.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산은과 해진공이 가진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한 후 기준으로 지분율은 38.9%다. 여기에 경영권이 포함된다.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벌크선사 ‘팬오션(구 STX팬오션)’을 보유하고 있는 하림그룹이다. 식품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하림은 지난 2015년 팬오션을 인수하면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데 성공했다. 앞서 축산업과 식품가공업 분야만을 영위해 왔지만, 팬오션 인수로 곡물유통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물류분야 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HMM과 팬오션의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HMM은 컨테이너선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면서 시장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팬오션과 협업을 통해 벌크선 분야에서 추가적인 사업 창출이 가능하다. 하림은 팬오션 인수 당시 당시 손을 잡았던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함께 이번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과 LX는 이번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을 경우 종합물류기업 도약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동원그룹은 육상 물류사 동원로엑스와 항만운영사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을 갖고 있다. LX그룹은 종합상사업체 LX인터내셔널과 국내 최대 물류운송대행업체 LX판토스를 거느리고 있다. 컨테이너 물류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HMM과 협업할 경우 향후 국내 육상 중심으로 국한된 기업의 사업 분야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확장할 수 있는 물꼬를 틀 수 있다.
SM그룹은 2017년 파산한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사업부를 인수한 SM상선을 비롯해 대한상선, 창명해운, 대한해운LNG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글로벌 의류기업 ‘세아상역’을 보유한 글로벌세아는 전 세계에 의류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HMM을 인수할 경우 SM그룹은 해운산업에서 중심 역할을 할 ‘컨트롤 타워’를, 글로벌세아는 의류사업을 효율적으로 영위할 물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단, 이들 기업이 자산규모가 대기업집단 순위에서 19위인 HMM를 밑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하림그룹이 27위로 가장 우위에 있고, SM그룹 30위, LX그룹 44위, 동원그룹 54위, 글로벌세아 71위다. LX그룹과 하림 등은 2조원대의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총액이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HMM를 사들이기에는 모자라다.
중견그룹의 경우 사모펀드와 연합전선을 구축하더라도 5조원에 이르는 인수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것은 물론 인수 후에도 자금 회수를 위해 과도한 배당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금동원과 경영능력이 있는 업체가 인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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