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톰프슨, 부상 떨쳐내고 7종 경기 정상 탈환…"최고의 순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캐터리나 존슨-톰프슨(30·영국)은 "부다페스트에서는 위로받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고 했다.
2023 부다페스트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7종 경기가 끝난 21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경기장에서 존슨-톰프슨은 '왕관'을 쓰고, 함께 경쟁한 선수들과 관중들의 축하 인사를 받았다.
존슨-톰프슨은 이틀 동안 7개 경기를 펼치는 7종 경기에서 총점 6천740점을 얻어, 6천720점의 애나 홀(22·미국)을 제치고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톰프슨은 100m 허들 13초50(1천50점), 높이뛰기 1m86(1천54점), 포환던지기 13m64(770점), 200m 23초48(1천31점), 멀리뛰기 6m54(1천20점), 창던지기 46m14(785점), 800m 2분05초63(1천30점)을 기록했다.
2019년 도하에서 6천981점으로 우승한 존슨-톰프슨은 이후 아킬레스건 부상과 후유증 탓에 고전했다.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는 200m 경기 중 종아리에 심각한 통증을 느껴 쓰러졌다. 당시 존슨-톰프슨은 다시 일어나 천천히 결승선을 향해 걸어 93초 만에 완주했다.
7종 경기에 함께 출전한 선수들이 결승선 앞에서 존슨-톰프슨을 기다렸고, 레이스를 마치자마자 부축했다.
존슨-톰프슨은 자신의 주로를 벗어나 실격 판정을 받았다. 부상 탓에 남은 경기도 치르지 못했다.
그의 투혼은 전 세계에 감동을 안겼으나 존슨-톰프슨은 "위로가 참 감사했지만,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는 건 선수들에게 엄청난 상처"라고 괴로워했다.
존슨-톰프슨은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에서는 8위에 그쳤다.
4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에 복귀한 '철인' 존슨-톰프슨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도하 때보다 더 큰 희열을 느낀다.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며 "도쿄, 유진에서 연거푸 실망스러운 경기를 한 뒤 '내 마음을 다치게 하지 말자'고 약속해놓고도, 괴로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드디어 금메달을 땄다. 오늘 나는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BBC는 "2021년과 2022년, 누구도 존슨-톰프슨을 비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챔피언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한 이도 없었다"며 "존슨-톰프슨에게는 '올림픽 금메달의 꿈'이 남았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도 존슨-톰프슨에게 금메달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조슈아 체프테게이(26·우간다)는 남자 10,000m 결선에서 27분51초42의 기록으로 27분52초60의 대니얼 에베뇨(28·케냐)를 제치고 우승하며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이 종목에서 세계선수권 3연패를 달성한 건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 케네니사 베켈레(이상 4연패·에티오피아), 모 파라(3연패·영국)에 이어 체프테게이가 네 번째다.
마라톤 전향을 준비하는 체프테게이는 "세계선수권 트랙 종목에 출전하는 마지막 대회"라며 "그래서 이번 우승이 더 값지다"라고 말했다.
이바나 불레타(33·세르비아)는 여자 멀리뛰기에서 7m14를 뛰어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모스크바와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 3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3위 등 세계 정상권을 지켰지만, 우승은 하지 못했던 불레타는 부다페스트에서 '메이저 대회 무관의 한'을 풀었다.
타라 데이비스-홀(24·미국)이 6m91로 2위, 알리나 로타루-코트먼(30·루마니아)이 6m88로 3위에 올랐다.
남자 해머던지기에서는 이선 캐츠버그(21·캐나다)가 81m25를 던져 우승했다. 세계선수권 남자 해머던지기에서 캐나다 선수가 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 올림픽 챔피언 보이체흐 노비츠키(34·폴란드)가 81m02로 은메달, 벤체 할라스(26·헝가리)가 80m82로 동메달을 따냈다.
이 종목 세계선수권 5연패를 달성했던 파베우 파이데크(34·폴란드)는 80m00으로 4위를 했다.
파이데크는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우크라이나)가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달성한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 연속 우승 타이기록(6연패)에 도전했지만, 부다페스트에서는 시상대에도 서지 못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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