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CY 수상자' 아니었다, 바우어의 투혼…'13G 1475구'에도 "다음엔 150개 던지겠다"

박승환 기자 2023. 8. 2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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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트레버 바우어./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SNS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사이영상'을 품에 안았던 선수는 확실히 레벨이 다른 모양새다. 트레버 바우어(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13경기 연속 100구 이상 투구를 선보이며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고 있다.

바우어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카나가와현 요코하마의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투구수 120구, 9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역투했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2020년 신시내티 시절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품에 안았던 바우어는 2021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완전히 단절됐다. 성범죄 의혹에 휩싸인 까닭.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바우어는 억울함을 호소한 끝에 324경기 출장 정지를 194경기로 줄여냈지만, LA 다저스로부터 방출을 당했고, 올 시즌에 앞서 일본프로야구에 입성하게 됐다.

바우어는 데뷔 첫 등판에서 히로시마 도요 카프를 상대로 7이닝 1실점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 투구를 선보이며 감격의 승리를 맛봤지만, 이후 요미우리 자이언츠-히로시마와 맞대결에서 각각 7실점(6자책), 7실점(7자책)으로 잇따라 무너지면서 2군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한차례 겪었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트레버 바우어./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SNS

2군행의 효과는 확실했다. 바우어는 2군에서 돌아온 첫 등판에서 6이닝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는 등 6월 4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며 월간 MVP 타이틀을 손에 넣는 등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리고 일본프로야구 무대의 적응을 마친 지금은 그야말로 '압권'의 투구를 펼쳐나가고 있다.

특히 바우어는 지난 3일 승리를 수확하지는 못했으나, 히로시마와 맞대결에서는 연장 10회까지 마운드에 올라 투구수 123구, 5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의 저력을 선보였고, 이후 5일 휴식을 취하고 나온 경기에서는 모두 7이닝 퀄리티스타트+ 투구를 펼치며 개인 2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승리와 연이 닿지는 않았지만, 바우어가 얼마나 일본프로야구에 진심인지를 알 수 있었다.

1회 한신 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아낸 바우어의 실점은 2회였다. 바우어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쉴튼 노이지와 사토 테루아키에게 연속 안타를 맞는 등 1, 3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키나미 세이야에게 156km 직구를 공략당해 적시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바우어는 3회 볼넷과 안타를 맞으며 다시 한번 찾아온 위기를 무실점으로 극복했으나, 4회 사토에게 또다시 안타를 맞는 등 2사 3루 위기에서 사토 마사시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2실점째를 기록했다. 경기 중반까지는 불안불안한 투구를 거듭했지만, 5회부터 바우어는 달라졌다.

바우어는 5회 땅볼 2개와 삼진 1개로 아웃카운트 세 개를 만들어내며 무실점을 기록했고, 6회 한신의 하위 타선을 상대로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이날 두 번째 삼자범퇴를 마크했다. 6회 종료 시점에서 투구수가 100구에 임박했지만, 바우어는 투구를 멈추지 않았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트레버 바우어./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SNS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트레버 바우어./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SNS

그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한신 타선을 묶어냈고, 8회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 결과 114구째에 무려 155km의 강속구를 뿌리는 등 병살타를 곁들이며 한신 타선을 막아내면서 8이닝 2실점 투구를 완성했다. 하지만 끝내 요코하마 DeNA의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바우어는 아쉽게 패전의 멍에를 썼다.

최근 바우어의 투구를 보면 일본프로야구 매우 진심인 모습이다. 바우어는 지난 6월 3일 세이부 라이온스와 교류전을 시작으로 13경기 연속 투구수 100구 이상을 기록 중. 13경기에서 총 투구수는 1475구로 경기당 113.5구를 뿌리고 있다. 특히 직전 등판인 지난 15일 109구를 뿌린 바우어는 4일 휴식 등판임에도 불구하고 20일 무려 120구를 던졌다.

그리고 왜 바우어가 사이영상을 품에 안을 수 있었는지를 확인 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일본프로야구 무대에 적응하기 전 두 경기 연속 7실점으로 수모를 겪었던 바우어는 1군으로 복귀한 뒤 14경기에서 무려 13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트레버 바우어./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SNS

일본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바우어는 "공의 움직임과 스피드, 몸 상태도 좋았기 때문에 1이닝, 3이닝, 5이닝도 더 갈 수 있었다"며 "팬들이 정말 멋진 성원을 보내줬는데, 최선을 다했지만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다음에는 3일 휴식 등판에서 150구를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고마움과 아쉬움을 함께 드러냈다.

이날 바우어는 승리를 손에 넣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지만, 센트럴리그 탈삼진 2위 자리를 탈환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는 이마나가 쇼타(요코하마 DeNA)와 격차를 8개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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