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원 이어 한진선’ 우승이 특별한 이유 … ‘비거리 100위 밖 챔피언’ 5년 만에 탄생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16명의 우승자를 보면 확실히 드라이브 거리가 어느 정도 받쳐줘야 우승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2명이 드라이브 거리 50위 이내 선수다. 4명의 챔피언만이 드라이브 거리 50위 밖에 있는데, 이주미가 55위, 최은우가 91위로 그래도 100위 안쪽에 있다. 100위 밖 선수는 2명뿐이다.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챔피언 홍지원과 20일 끝난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챔피언 한진선이다.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까지 집계한 드라이브 거리 순위에서 한진선이 106위(232.11야드), 홍지원은 118위(226.95야드)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KLPGA 투어 드라이브 거리 순위에 올라 있는 선수는 총 124명이다. 갑자기 장타력을 잃어버린 ‘비거리 124위 장하나’를 제외하면 100위 밖 선수들은 전부해야 23명뿐이다. 그 23명 중에서 올해 우승자가 2명씩이나 나온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KLPGA 투어에서 비거리 100위 밖 챔피언이 나온 것은 5년만이다. 2018년 챔피언 중 당시 드라이브 거리 108위인 홍란과 112위인 이승현이 100위 밖 선수였다. 올해 드라이브 거리 105위인 박결도 그 해 우승을 차지했는데, 당시 박결의 비거리 순위는 89위였다.
KLPGA 투어 기록을 잘 아는 골프팬에게는 이런 궁금증이 생길 지도 모르겠다. 지난해에도 홍지원이 한화클래식에서 우승했고, 한진선은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2연패를 달성하지 않았느냐고.
심지어 지난해 챔피언 중에는 올해 비거리 100위 밖 선수 2명이 더 포함돼 있다. 현재 드라이브 거리 122위인 조아연과 113위 송가은도 지난 해 우승을 차지했다. 물론 두 선수 모두 지난해에는 드라이브 거리 100위 안에 포함됐다.
올해는 유난히 신인 장타자들이 많이 등장했다. 이들의 등장으로 기존 선수들이 드라이브 거리 순위가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한진선과 홍지원은 그 ‘장타자들 숲’에서 그들만의 생존 방식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챔피언 클럽’에 합류했다.
한진선은 장타 보다는 인내심과 정교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코스에 집중과 선택을 한 결과 2년 연속 챔피언에 등극했다. 장타자들이 맥을 추지 못하는 하이원CC에서 생애 첫 우승과 올 시즌 첫 우승을 모두 차지한 것이다.
홍지원의 무기는 페어웨이 안착률 1위(85.02%)에 올라 있는 정확한 드라이버 샷이다.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굳이 비거리를 늘릴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똑바로 치는 샷에는 자신감이 있다. 최근 몇 년의 기록을 보면 비거리는 줄었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이 무척 좋아졌다. 비거리는 2021년 231.55야드(80위), 2022년 229.27야드(91위) 그리고 올해는 226.95야드(118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페어웨이 안착률은 2021년 76.65%(37위), 2022년 75.29%(19위) 그리고 올해는 1위에 올라 있다.
한국여자오픈은 러프를 길게 하고 페어웨이 폭을 줄여 코스 세팅을 아주 어렵게 하는 것으로 유명한 대회다. 홍지원의 작년 유일한 우승도 지옥의 러프로 무장한 한화클래식에서 나왔다. 2021년 가장 좋은 성적도 한화클래식 3위였는데, 코스 세팅을 어렵게 하는 제이드팰리스가 그의 골프 스타일에 딱 맞는 코스라고 할 수 있다.
홍지원은 24일부터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에서 열리는 한화클래식에 출전해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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