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호텔 문의 쇄도"…로봇 덕후가 만든 '개미'의 정체 [최형창의 中企 인사이드]

최형창 2023. 8. 2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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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마곡 로보티즈 본사.

 사옥 로비에 들어섰더니 턱시도 차림의 자율주행로봇 '개미'가 마중나왔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로보티즈는 자율주행로봇 분야 선도기업이다.

매출 대부분은 로봇 관절 역할을 하는 구동장치인 '액츄에이터'에서 나오지만 올해부터 자율주행로봇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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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로봇이 간식 배달해줘요"
코스닥상장사 로보티즈 김병수 대표 인터뷰
자율주행로봇에 팔 달려 층간 이동 자유로워
아난티호텔 등 국내외 호텔 문의 쇄도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가 자율주행로봇 개미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형창 기자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마곡 로보티즈 본사. 사옥 로비에 들어섰더니 턱시도 차림의 자율주행로봇 ‘개미’가 마중나왔다. 키 115㎝, 여섯살 유치원생과 비슷하지만 몸 위에 달린 팔을 쭉 뻗으면 훨씬 높은 곳에 있는 버튼도 거뜬히 누를 수 있다. 팔은 전면부로부터 659㎜를 뻗을 수 있다. 6층에 상주하는 직원의 호출을 받은 개미는 몸에 달린 팔을” 이용해 스스로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신원확인증까지 탑재한 개미는 각 층에 내려서도 알아서 태그한 뒤 호출한 직원 앞으로 갔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개미는 사내에서 직원 간식을 배달하는 업무도 겸한다”고 자랑했다.

 로봇 덕후가 만든 '개미', 고급화로 중국산과 차별화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로보티즈는 자율주행로봇 분야 선도기업이다. 대학생 시절부터 로봇에 심취한 김 대표는 각종 로봇경진대회 수상을 휩쓸었고, 이를 바탕으로 1999년 창업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260억원. 매년 꾸준히 오름세다. 매출 대부분은 로봇 관절 역할을 하는 구동장치인 ‘액츄에이터’에서 나오지만 올해부터 자율주행로봇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로보티즈는 특히 지난 6월 출시한 개미를 앞세워 국내외 주요 호텔과 백화점을 공략하고 있다. 저가의 중국산 공세에 맞서 ‘고급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자율주행로봇 중 팔로 버튼을 누를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건 저희뿐”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식당 서빙 로봇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산은 층간 이동을 할 수 없다”며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스스로 타고 내리는 건 그동안 기술적·행정적 걸림돌이 많았는데 이를 해결하면서 시장에 공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고객으로는 일본 오사카 라이즈호텔, 아난티힐튼 부산,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서울시청, 고덕센트럴아이파크 등이다. 특히 고덕센트럴아이파크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는 호평을 얻고 있어서 추가 구매 의사를 타진할 정도다.

 로봇 산업 발전하려면 규제 풀려야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가 자율주행로봇 개미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형창 기자


국내 산업용 로봇 산업은 각종 규제 때문에 여전히 발목 잡힌 신세다. 하나를 풀었더니 또 다른 규제가 기다리고 있어서 업계에선 ‘산 넘어 산’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자율주행로봇이 사고가 나지 않으려면 눈 기능을 하는 카메라를 달아야 한다. 그런데 야외를 활보하려면 불특정 다수 보행자의 동의 없이 영상정보 수집을 제한한 ‘개인정보보호법’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횡단보도 등 이동을 제한하는 도로교통법 문제도 해소되지 않았다. 이들 문제가 풀린다 해도 30㎏ 이상 동력 장치의 공원 출입과 영리행위를 금지한 ‘공원녹지법’이 풀려야 한다. 김 대표는 “부처 간 협력이 필요한 부분에서 속도가 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첨단산업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밀리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중국은 로봇을 개발하는 비용의 50%를 정부가 대줬다”며 “우리나라는 다수에게 조금씩 혜택이 돌아가게끔 공평을 너무 강조하다보니 나중에 경쟁에 의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사람과 로봇의 공존을 강조했다. 로봇이 사람의 필요성을 없애는 게 아니라 인간이 본연의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게 지론이다. 그는 “배송업을 하는 분들이 직접 몸을 움직이지 않거나 로봇 여러대를 이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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