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서럽게 울어”…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피해자 빈소 다녀온 동료교사 ‘울분’

“A 교사, 학교 출근하다 변 당해” 공무상 재해 인정, 순직 처리 호소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 피의자 최모씨가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신림동의 한 공원과 연결된 등산로에서 발생한 강간살인 사건의 피해자 A씨의 동료 교사가 “평생 살면서 알고 있는 사람 중에 제일 착한 사람이었다”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빈소에 찾아온 A 교사의 제자들이 서럽게 울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고인의 교대 동기인 B 교사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빈소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그는 “(빈소) 곳곳에서 오열하는 소리가 이어졌고 유가족들 얼굴은 정말 말이 아니었다”고 전하며 “특히 선생님 제자로 보이는 졸업한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조문을 많이 왔더라. 제자들이 서럽게 우는데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7일 방학 중 교직원 연수 등 업무를 보기 위해 학교로 출근하던 중 변을 당했다.

B 교사는 이에 대해 “체육부장 보직을 맡고 있던 고인이 방학 중 계획된 학교 체육 자율연수 참여 및 진행을 위해 학교로 출근하시던 길에 변을 당했다”면서 “연수가 오후 2시에 시작한다면 담당자는 그보다 일찍 출근해서 필요한 일들을 챙겨야 하기에 전날인 16일에도 선생님은 12시 정도 출근, 학교 선생님들에게 연수 참여를 독려하는 연락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공무상 재해’에 해당해 A 교사에 대한 순직 처리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지난 20일 피의자 최모(30)씨에게 기존 ‘강간 상해’가 아닌, ‘강간 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전날 최씨의 강간 살해 혐의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피해자 A 교사가 숨지면서 혐의도 이같이 변경된 것이다.

최씨는 지난 17일 오전 신림동 공원에 연결된 한 등산로에서 양손에 너클을 끼고 30대 여성을 폭행하고 강간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영장심사를 앞두고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 ‘강간 미수’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피해자에게 할 말 없나’라는 취재진 물음에 “죄송하다. 피해자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답했다.

최씨는 ‘너클(손가락에 끼우는 금속 재질의 둔기)을 네 달 전 구입했는데 언제부터 범행을 계획했냐’는 질문엔 “아니오”라며 계획범행을 부인하기도 했다.

경찰은 오는 23일 최씨의 얼굴과 이름·나이 등의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