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꿈틀대는 日, 美SBV 사태 그림자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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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통화완화 정책을 축소하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일선 은행들의 보유 채권 미실현손실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일본은행이 지난 4월 발간한 금융시스템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지방은행들이 보유한 국채에서 총 3조4000억달러의 미실현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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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지난달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통화완화 정책을 축소하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일선 은행들의 보유 채권 미실현손실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10년물 금리는 이달 초 한때 0.654%까지 치솟았다 최근 0.6%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일본은행이 수익률곡선통제(YCC) 상단을 종전 0.5%에서 1.0%로 열어둔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전체 일본 국채를 추적하는 ‘ ICE 뱅크오브아메리카 일본국채지수(ICE BofA Japan Government Bond Index)’는 최근 한 달 사이 1.2% 하락했다. 만기가 10년 이상인 채권을 추적하는 지수는 같은 기간 2.5% 떨어졌다.
앞서 일본은행이 지난 4월 발간한 금융시스템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지방은행들이 보유한 국채에서 총 3조4000억달러의 미실현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WSJ은 이 때문에 미쓰비시, 미즈호 등 대형은행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20%가까이 올랐지만 영업이익 대비 미실현손실 우려가 큰 지방은행들의 주가는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대형은행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예대마진 증가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인구 감소 등으로 가뜩이나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은행들에겐 먼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앞서 일본 금융당국은 지난달 지방은행들에게 “급격한 금리 변동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WSJ은 금리 상승으로 터질 수 있는 금융 부문 지뢰에 정책 입안자들과 투자자들이 얼마나 불안해하고 있는지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일본 지방은행의 사정은 지난 3월 파산한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연상케한다.
지난해 미 IT부문이 주춤하면서 자금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았던 SVB는 미 국채를 대거 사들였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에 대규모 미실현손실 우려가 확산되자 결국 문을 닫았다.
물론 일본은 대형은행과 지방은행 모두 대부분의 예금이 보험에 가입된데다 지방은행 주고객인 고령자들이 쉽게 거래은행을 바꾸지 않는 경향을 고려하면 SVB사태를 키운 단기 대규모 예금인출은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WSJ은 설명했다.
SVB사태와 그로 인한 후폭풍이 한창이던 지난 4월 당시 일본은행을 이끌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일본에는 SVB같은 은행이 없다”고 자신한 이유다.
하지만 문제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지방은행의 보유 채권 미실현손실 문제는 결국 시간문제일 수 있단 것이다.
일본은행은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일단 금리 목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기업의 가격인상과 그에 따른 노동자 임금상승률 증가 등 인플레이션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추가 금리 상승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또 일본 국채의 절반 가량(47%)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 부담을 무한정 질 순 없단 점도 결국 YCC 완화로 이어져 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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