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인터뷰]'포항 데뷔전-데뷔골' 홍윤상 "교체된 뒤 2실점 해서 다음 경기 못뛰겠다 했는데…"

김진회 2023. 8. 2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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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상.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포항=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친정' 포항 스틸러스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극장골로 만들었다. 이 극적인 주인공은 성골 유스 출신 홍윤상(21)이다.

홍윤상은 지난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2023년 하나원큐 K리그1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3-1로 앞선 후반 35분 교체투입돼 3-3까지 몰린 상황에서 후반 53분 경기 종료 직전 감각적인 헤더로 골망을 흔들며 팀의 4대3 승리를 견인했다.

지옥 같은 시간이 먼저였다. 꿈에 그리던 K리그 무대를 밟으려고 교체 영역에 서 있었는데 상대의 추격골이 터졌다. 후반 35분이었다. 3-1, 그래도 여유는 있었다. 이후 백성동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런데 3분 뒤 또 다시 실점을 허용했다. 급기야 후반 추가시간(51분)에도 동점골을 내준 것이 수비시 자신의 라인인 오른쪽 측면부터 시작됐다.

홍윤상.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당시 상황을 회상한 홍윤상은 "내가 교체된 뒤 2골 먹혀서 다음 경기 못뛰겠다 했는데…. 너무 힘든 경기였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데뷔골을 넣고 승리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제주도 출신인 홍윤상은 포항제철동초-포항제철중-포항제철고를 거친 성골 유스 출신이다. 포항제철동초 5학년이던 2014년에는 박지성 기성용 황희찬 등이 수상했던 차범근 축구상 대상을 받기도. 2019년에는 브라질에서 열린 17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했다. 2020년에는 K리그 18세 이하 유스챔피언십에서 대회 최우수선수상과 포항의 우승을 이끌었다. 홍윤상은 지난 3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에 이름을 올려 도하컵 22세 이하 친선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한국축구가 주목하던 공격수 유망주였던 홍윤상은 2021년 포항제철고를 졸업하자마자 독일 볼프스부르크로 임대를 떠났다. 변수가 발생했다. 코로나 19 여파 탓에 유스와 공식 경기가 모두 취소됐다. 그러나 홍윤상은 자체 훈련과 연습경기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볼프스부르크는 반 시즌 동안 직접 지켜본 홍윤상의 잠재력을 높이 사 그 해 여름 완적이적 조항을 발동시켰다. 이후 홍윤상은 경험을 쌓기 위해 임대를 돌았다. 볼프스부르크는 B팀(2군)을 해체했지만, B팀 형식의 협력 관계를 맺은 오스트리아의 장크트 �O텐에서 임대로 뛰었다. 지난 시즌부터는 독일로 돌아와 뉘른베르크에서 임대로 뛰면서 26경기에 출전, 7골-9도움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홍윤상.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홍윤상은 "골보다 팀에 도움되는 퍼포먼스를 바랐었다. 100%의 몸 상태가 아니다. 좋은 경기력을 못보여서 만족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누가봐도 '저 선수는 정말 잘한다. 다시 유럽갈만 하다'고 하기 전까지는 만족하지 못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유럽에 도전한다는 건 어릴 적 꿈이었다. 열심히 했다. 물론 유럽에 남을 수 있었지만,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 좀 더 편안하게 마음먹고 축구하고 싶었다. 유럽과 K리그의 차이는 없다. 매사에 감사하면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홍윤상이 빠르게 K리그 템포에 적응하길 바랐다. 이에 대해 홍윤상은 "솔직히 이날 몇분 뛰지도 않았고, 연습경기를 경험했지만 K리그에 아직 적응되지 않았다. 다만 형들 수준, 감독님의 기대가 있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있는 건 분명하다. 내가 맞춰가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스피드, 포인트·연계 능력 등 공격의 삼박자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홍윤상은 김 감독의 아들이자 K리그 3년차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김준호와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공을 찼다.

홍윤상은 "준호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다. 숙소 생활도 같이 하고, 현재 포항 생활에 많이 의지하고 있다. 경기 전 준호가 별말은 없었고 '재미있게 하라'고 했는데 경기가 끝나고 '넌 천운을 타고났다'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내가 제주도 출신이라 학창 시절 외박을 받으면 집에 내려가기 힘들어 포항 친구들 집에서 많이 잤다. 당시 준호 집에서도 많이 잤는데 당시에는 김 감독님을 아버님이라고 불렀는데 이젠 감독님이란 호칭에 적응해야 한다"며 밝은 미소를 보였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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