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경기 회복? 9월 경기 전망 18개월 만에 최고 수준
반도체 포함 전자·통신장비 추세적 반등세
제조업 부문의 다음달 경기 전망이 지난해 3월 이후 1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재고율 하락 등 실물지표 호전으로 기업들의 심리가 살아난 영향이다. 여전히 전체 경기 전망은 기준치 아래지만 고무적인 변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은 금융업을 제외한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9월 BSI 전망치가 96.9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보다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며,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전경련의 BSI 전망치는 지난해 4월부터 18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응답률은 60%로 360개사가 설문에 참여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98.9)과 비제조업(95.1) 모두 부진한 전망을 내놨다. 제조업은 작년 4월부터 18개월 연속, 비제조업은 올해 8월부터 2개월 내리 기준선을 밑돌았다.
하지만 제조업의 9월 BSI 전망치는 8월(91.8)보다 7.1포인트 올라 지난해 3월(104.5)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경련은 “최근 재고율 하락 등 실물지표 호전으로 제조업 기업 심리가 다소 개선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는 식음료 및 담배(121.1),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3.3), 목재·가구 및 종이(112.5),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106.7) 분야에서 경기 호조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 부문 전망치도 전월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기준선인 100.0에 걸쳤다. 전자·통신장비 BSI 지수는 올해 5월(72.2)을 저점으로 추세적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
석유정제·화학(92.9), 비금속 소재 및 제품(92.3), 금속 및 금속제품(87.0), 의약품(80.0), 섬유·의복(71.4) 분야는 업황 부진을 전망했다.
비제조업에서는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107.7), 운수 및 창고(103.8)에서 긍정적 전망이 나왔다. 여가·숙박 및 외식(100.0)은 휴가철 종료와 음식점 소비 감소 등 영향으로 전월보다 23.1포인트 하락했고, 건설(87.2), 전기·가스·수도(94.1), 도·소매(94.1), 정보통신(94.1)은 부진이 예상됐다.
조사 부문별로는 자금사정 91.1, 채산성 91.1, 투자 93.3, 고용 95.8, 수출 96.7, 내수 99.2, 재고 106.1로 전 부문의 전망이 지난해 10월부터 12개월째 부진했다. 재고는 100을 넘으면 재고 과잉으로 부정적 전망을 뜻한다. 다만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 제조업 재고율은 111.4%로, 4월 130%까지 올랐다가 하락해 지난해 10월(111.2%) 이후 최저 수준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우리 경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제 불안정 심화, 고환율·고유가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기업 심리 안정을 위해 정부는 규제 혁신과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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