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현 디알텍 대표 "500억 이익낼 제품 최소 4개…고도성장 시작"

김도윤 기자 2023. 8. 2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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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현 디알텍 대표. /사진제공=디알텍

디지털 영상진단 솔루션 기업 디알텍의 독자적이고 차별화된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사업 영역은 이제 의료기기에 국한하지 않는다. 에너지, 조선, 정유, 중공업, 원자력 등 다양한 분야의 최고 수준 기업들이 디알텍을 주시한다.

디알텍은 그동안 공들여 개발한 다수 제품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도성장 시기로 진입했다고 자신하는 안성현 디알텍 대표는 21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500억원 이상 이익을 낼 수 있는 제품만 최소 4개 확보했다"고 밝혔다.

독보적인 디텍터 경쟁력…글로벌 치과 시장 석권 눈앞
디텍터는 엑스레이 영상을 디지털로 전환해 사람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의료기기다. 디알텍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인공지능(AI) 등 자체 기술력을 토대로 다양한 종류의 디텍터를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디텍터 4종을 보유했는데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단 설명이다.

우선 치과용 고성능 동영상 디텍터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 안 대표가 말한 연간 5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낼 수 있는 제품 1호다. 영상의 선명도를 높일 수 있는 'IGZO TFT'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디텍터다. 이 기술은 주로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활용하는데 LG디스플레이에서 사업개발(BD)을 담당했던 안 대표와 디알텍 연구진이 디텍터에 접목했다.

특히 디알텍의 고성능 동영상 디텍터는 AI 기술까지 더해져 다른 제품보다 더 적은 조사량(엑스레이 방사선 노출량)으로 더 선명한 영상을 제공한다. 이를 표현하는 'SNR'(signal to noise) 성능 지표를 실제 40% 개선했다.

디알텍의 치과용 고성능 동영상 디텍터 기술력은 깐깐하기로 유명한 일본 치과 시장에서도 인정했다. 이미 일본 1위 덴탈 시스템 기업이 쓰고 있다. 보수적인 일본 의료 시장에서 자국 제품이 아니라 한국 중소기업의 디텍터를 선택했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가 있다.

일본뿐 아니다. 디알텍은 글로벌 덴탈 시스템 1위 기업(S사)을 포함해 다수 고객을 확보했다. 현재 확보한 고객의 전 세계 치과용 디텍터 시장 점유율은 30%를 넘는다. 글로벌 덴탈 시스템 2위 기업(K사) 공급도 유력하다.

안 대표는 "글로벌 치과용 디텍터 시장을 완전히 석권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디알텍이 공급을 논의하고 있거나 목표로 삼은 고객을 전부 합하면 전 세계 치과용 디텍터 시장 점유율은 70%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브드 디텍터, 두산도 반했다
디알텍이 개발한 커브드 디텍터. /사진제공=디알텍
디알텍은 2021년 11월 세계 최초로 커브드(휘어지는, 벤더블이라고도 한다) 디텍터를 개발했다. 안 대표가 500억원 이상의 이익을 기대하는 제품 2호다. 커브드 디텍터는 산업용 제품으로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전 세계 곳곳에 있는 에너지 전달 장치인 송유관에도 적용할 수 있다. 송유관을 구성하는 각 파이프라인 간 용접 상태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검사할 때 커브드 디텍터를 사용한다.

디알텍의 커브드 디텍터는 이미 글로벌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 미국 쉐브론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의 테스트도 한창이다.

대규모 파이프라인이 필수인 여러 산업에서 디알텍의 커브드 디텍터를 눈여겨보고 있다. 이미 국내 주요 조선소에서 디알텍의 커브드 디텍터를 도입했다. 이어 다른 대형 조선소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공급을 눈앞에 뒀다. 또 글로벌 중공업, 석유화학, 정유, 에너지 기업도 잠재 고객이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도 커브드 디텍터의 진가를 알아봤다. 원자력 시스템 검사에 두루 활용하기 위해 디알텍과 공동 연구를 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AI 기반 원자력 시스템 영상 판독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두산에너빌리티와 원자력 시스템 검사 솔루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커브드 디텍터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며 "송유관, 가스관, 배관 등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에서 커브드 디텍터를 활용할 수 있어 응용 분야는 계속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의 디알텍은 잊어라…이제 완전히 다른 기업"
디알텍의 씨암(C-arm) 시스템. /사진제공=디알텍
안 대표는 앞서 설명한 치과용 고성능 동영상 디텍터, 커브드 디텍터와 함께 유방암 검사용 3D 동영상 시스템과 씨암(C-arm, 이동형 엑스선 투과 장치) 시스템을 연간 5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낼 수 있는 제품으로 꼽았다. 디텍터가 부품이라면 시스템은 완제품이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엔진(디텍터) 회사가 완성차(시스템)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셈이다.

특히 디알텍의 씨암 시스템은 이제 판매를 시작했는데, 국내 최고 대학병원 공급을 앞두고 있다. 안 대표는 "디알텍의 씨암 시스템은 더 많은 영상 정보를 왜곡 없이 제공하는 제품으로 세계 최고 기술이라고 자부한다"며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품질 테스트를 했는데 현재 세계 1위 제품보다 뛰어나단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디알텍의 디지털 유방암 검사용 3D 동영상 시스템(맘모)도 기대주다. 글로벌 대표 의료기기 기업의 제품보다 비교 우위를 자신했다. 유방암을 검사할 때 의료기기가 신체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큰 통증을 유발하는데, 디알텍은 이 누르는 시간을 4초로 줄였다.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제품은 6~8초가 필요하다.

안 대표는 "디알텍은 엑스레이 촬영 영상의 노이즈를 제거하는 알고리즘과 AI 기술, 창의적 아이디어로 세계 최초 제품을 여럿 개발했다"며 "전 세계 각 나라 규제기관의 승인을 받은 데 이어 특허 등록까지 완료한 만큼 이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또 "디알텍은 이제 의료기기 부품이라 할 수 있는 디텍터뿐 아니라 완제품인 검사 시스템까지 함께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며 "지금도 세계 최초 개발이라 할 수 있는 여러 혁신 제품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올해 2분기 실적에 대해선 "기업의 체질이 바뀌는 시기에 나타날 수 있는 성장통"이라고 설명했다. 디알텍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231억원으로 무난했지만 영업이익은 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6% 감소하며 기대에 못 미쳤다.

안 대표는 "주요 제품의 글로벌 공급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신규 사업이 확대되고 R&D(연구개발)가 고도화되면서 기업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성장을 앞두고 인력을 대폭 늘리고 글로벌 영업·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고정비가 많이 늘어 올해 2분기 이익 규모가 감소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준비한 연구 및 사업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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