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대항전 PO 앞뒀는데' 조규성, 브뢴뷔전 부상으로 20분 만에 '교체아웃'…햄스트링에 테이핑까지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조규성이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더불어 미트윌란에서 발생한 인종차별까지 먹구름이 제대로 꼈다.
미트윌란은 21일 오전 1시(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에 위치한 MCH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5라운드에서 브뢴뷔에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미트윌란은 3승 2패(승점 9)로 4위에 위치했다. 3위 브뢴뷔와 승점은 같았으나, 득실차에서 밀렸다.
[조규성 부상 아웃]
미트윌란은 3-4-3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아랄 심시르, 조규성, 프란쿨리누가 쓰리톱에 배치됐다. 니콜라스 다이어, 크리스토페르 올손,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찰스가 미드필더로 나섰으며 파울리뉴, 주니뉴, 올리버 쇠렌센이 3백 짝을 이뤘다. 마지막으로 요나스 뢰슬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전반 20분, 조규성이 햄스트링 부위 쪽을 만지면서 미간을 찌푸렸고 이내 주니오르 브루마두와 교체됐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그라운드를 빠져나갈 때 스스로 뜀박질을 하며 나갔다는 것이다. 조규성은 벤치에 앉아 허리와 뒤쪽 허벅지 부근을 만졌고 확실한 진단과 응급조치를 위해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전반 37분경 오른쪽 햄스트링에 테이핑을 한 뒤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런 사이, 미트윌란은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홈경기임에도 점유율이 밀렸으며 유효슈팅이 단 한 개밖에 없었다. 그러다 후반 37분, 실점을 허용했다. 우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왔고 마르코 디브코비치의 패스를 받은 니콜라이 발리스가 문전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로써 미트윌란은 어느덧 리그에서만 2패를 기록해 우승 경쟁이 쉽지 않아졌다. 현재 코펜하겐이 5전 전승으로 1위고 노르셸란이 4승 1패로 2위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나, 결코 적은 차이는 아니다.
미트윌란은 2014-15시즌, 2017-18시즌, 2019-20시즌에 정상에 오른 바 있다. 2020-21시즌과 2021-22시즌에는 준우승, 2022-23시즌에는 하위스플릿으로 가서 1위를 차지했다. 트로피를 탈환하고자 하나, 시작이 쉽지 않다.
[과부하 걸린 조규성]
조규성에게 과부하가 걸린 듯하다. 조규성은 올해 전북 현대에서 활약하다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미트윌란 유니폼을 입었다. 다른 유럽 선수들과 달리, 휴식기 없이 곧바로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덴마크 수페르리가가 7월 중순 개막으로 일렀기 때문이다.
조규성은 적응기 없이 놀라운 행보를 이어갔다. 먼저 덴마크 리그에서 3경기 연속골(흐비도브레·실케보르·륑뷔)을 터뜨리며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했다. 그러면서 기념비를 세웠다. 지난 15시즌을 기준으로 미트윌란 첫 리그 세 경기에서 모두 득점한 첫 번째 이름으로 등극했다. 앞서 첫 2경기 연속골은 2018년 프랭크 오니에카(현 브렌트포드), 2020년 앤더스 드레이어(현 안더레흐트), 2023년 조규성까지 3명이었는데, 첫 리그 3경기 연속골은 조규성이 유일하다.
유럽대항전에서도 첫 골을 신고했다. 오모니아전에서 전반 24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찰스가 이오아니스 쿠룰로스에게 걸려 넘어졌다. 이에 따라 페널티킥(PK)이 선언됐으며 쿠룰로스는 다이렉트 레드카드까지 받았다. 키커로 조규성이 나섰고, 천천히 스텝을 밟다가 왼쪽 아래로 강력하게 차며 골망을 흔들었다.
조규성은 오모니아전에 앞선 인터뷰에서 "이번이 내 첫 번째 유럽 생활이다. 덴마크 중심부에 와서 정말 기쁘다. 구단 안팎의 모든 사람이 환영해줬다. 내게 있어 첫 득점이 중요했고, 두 골을 더 넣은 것은 많은 의미가 있다. 팀, 동료, 코치진, 그리고 구단 모든 사람이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유럽대항전은 다른 경기다. 분위기가 다르다. 그리고 그 대회는 선수로서 기대하는 곳이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까지 키프로스에 대해 전혀 몰랐다. 덴마크 클럽들과는 조금 다른 경기를 하는 강한 팀들이 있다고 들었다. 난 항상 득점하기 위해 경기장에 나선다. 오모니아전도 마찬가지로 내 목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조규성은 이날 79분을 소화했으며 1득점을 비롯해 볼 터치 30회, 슈팅 7회(유효 3), 패스 성공률 83%(15/18), 키 패스 2회, 롱 패스 2회 성공(2회 시도), 공중 경합 6회 성공(7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축구통계매체 '소파 스코어'는 조규성에게 평점 7.5점을 부여했다.
PK 득점과 관련해서 내막이 전해졌다. 사실 조규성은 오모나이전에 앞서 진행된 바일레와의 리그 경기에서 실축한 바 있다. 그런데도 다시 나서 성공시키며 승부사 기질을 보여줬다. 이와 관련해 토마스 토마스베르 감독은 "조규성은 이전에 12번의 PK에서 12번을 성공했다. (성공률이) 평균보다 훨씬 높다. 그가 약간 특별한 PK 모션이 있지만, 전혀 건들지 않았다. 조규성이 PK에 성공하는데 있어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난 그에게 (바일레전 이후) 다음 PK를 하고 싶은지 물었고, 조규성은 원한다고 했다. 그래서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라고 밝혔다.
좋은 폼을 이어가고 있던 중에 발생한 부상인지라 매우 치명적이다. 아무래도 빡빡한 일정이 부상을 부추겼다고 볼 수 있다. 미트윌란은 리그 개막부터 3~5일 간격으로 리그와 유럽대항전 일정을 소화했다. 두 달간 벌써 9경기를 치렀다. 조규성은 그중 8경기를 선발로 출격했다. 고민이 깊어졌다. 당장 25일에 레기아 바르샤바(폴란드)와 UECL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본선 무대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데, 만약 조규성이 빠진다면 굉장히 어려워진다.
[빅리그 진출 위해서는 활약이 절실]
조규성은 지난 7월 11일에 미트윌란으로 이적했고 이적료는 305만 유로(약 43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는 미트윌란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 5위에 달하는 금액이다. 조규성은 "유럽에 올 기회가 많았는데, 이번 기회가 딱 맞는 것 같다. 미트윌란이 제일 열정적이었다. 올바른 이적이라고 확신한다. 팀원들과 친해지고,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변화가 이뤄졌고, 빨리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월드컵에서 큰 응원을 받았지만, 이미 끝난 일이다.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쏟아부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앞으로의 도전이 기대되며 유럽에서 나를 증명하고 싶다"라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궁극적인 목표는 빅리그다. 유럽 리그와 유럽대항전에서 뛰다보면 아무래도 좀 더 스카우터들의 레이더망에 들어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올여름만 해도 두 차례의 사례가 있었다. 오모니아전 이후 소리 카바의 라스 팔마스행이 전해졌다. 미트윌란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카바를 라스 팔마스에 매각했다. 그는 스페인 최고 리그인 라리가로 떠나면서 미트윌란에서의 시간이 끝났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미트윌란 디렉터 스벤 그라베르센은 "최근 카바에게 몇 가지 매력적인 제안이 있었다. 그는 라스 팔마스에 가고 싶다는 불타는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한동안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었지만, 카바는 모범적으로 행동했으며 과정 내내 좋은 동료로 함께했다"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선수가 공동체에 무언가를 줄 때, 우리도 마찬가지로 돌려주고 싶다. 그래서 우리는 라리가 이적을 원하는 카바의 바람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미트윌란은 올여름 두 명의 빅리그 이적이 성사됐다. 2019년부터 함께한 구스타프 이삭센(22)이 이탈리아 세리에A의 라치오, 카바(28)가 라리가의 라스 팔마스로 둥지를 옮겼다. 각각 1,200만 유로(약 175억 원), 150만 유로(약 22억 원)의 이적료 수입이 발생했다.
먼저 이삭센은 미트윌란 유스 출신으로 주 포지션은 윙어다. 공식전 139경기를 소화했고 33골 18도움을 생산했다. 특히 2022-23시즌에 18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이름을 올렸다. 카바는 최전방 공격수로 110경기 27골 16도움을 만들었다. 지난 시즌 도중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의 카디프 시티로 임대 이적해서 후반기 동안 리그 17경기 8골 1도움을 기록했다.
조규성은 입단 첫 시즌인 현재 9경기 4골을 터뜨렸다. 만약 조규성이 지금과 같은 득점력을 시즌 끝까지 유지한다면 두 자릿수는 물론, 득점왕 경쟁까지 이어갈 수 있다. 그러면 이삭센, 카바처럼 유럽 빅리그에서의 오퍼가 올 수 있다. 그리고 그라베르센 미트윌란 디렉터가 "선수가 공동체에 무언가를 줄 때, 우리도 마찬가지로 돌려주고 싶다"라고 말한 것처럼, 원하는 매력적인 제안이 왔을 때 수월하게 이적할 수 있다.
[미트윌란 인종차별 발생]
미트윌란 구단은 브뢴뷔전에 앞서 성명문을 냈다. 구단은 "지난 목요일 유럽대항전 경기 전에 팬존에서 발생한 일에 대한 후속 조치를 전한다. 한 한국인 팬이 경기장 앞 팬존에서 두 명의 덴마크 관중에게 인종차별적 행동을 당했다. 구단은 경기 도중에 해당 일에 대해 알게 됐고, 즉시 해당 한국 관중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클럽을 대표해서 해당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후속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계속해서 "한국 팬은 덴마크 관중이 개인적인 사과를 했으며 그들 자신의 행동이 용납할 수 없고 상처를 줬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됐다고 했다. 구단은 한국 팬과 계속해서 대화를 나눴으며 그는 사건을 더 진행할 의사가 없고 당일 처리에 만족했다고 알렸다"라고 덧붙였다.
미트윌란은 더불어 "구단은 해당 사건에 전반적인 것을 파악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추가 자료를 수집하고 여러 회의를 개최했다. 그리고 인종차별적 일에 대해 둘 간의 개인적인 문제로 볼 수 없고 구단으로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는 미트윌란의 가치에 대해 알리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문제의 행동은 팬존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뿐만 아니라 전체에 대한 차별로 인식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구단은 덴마크 관중 두 명에게 격리 조치(출입 금지와 같은 구단 활동 제재)를 실시하기로 했다. 구단은 피해 당사자와 덴마크 관중 모두와 후속 회의를 가진 뒤 결정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 팬은 MCH 아레나에서 열리는 오늘 밤 경기에 방문할 것이다"라며 조치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축구는 사람들을 한군데로 모아야 한다.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해당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인종차별과 거리를 둔다. 그 사람들의 행동은 미트윌란 구성원들이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을 반영하지 않는다. 인종차별은 특정 경우 1년간의 격리 조치가 진행되며 이러한 행위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모든 방문객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공동 책임을 지니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며 앞으로 모든 관중을 위해 노력을 늘릴 것이다"라고 알렸다.
오모니아전에서 앞서 '인종차별'이 발생했다. SNS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식당 같은 곳에서 두 명의 덴마크인들이 카메라를 향해 눈을 찢는 행위를 했다. '눈 찢기'는 엄연한 인종차별적 행위다. 동양인은 눈이 작다는 것을 조롱하기 위할 때 쓰는 제스처이기 때문이다.
구단 발표에 따르면 미트윌란은 신속하게 대처한 것으로 보인다. 오모니아전 도중 해당 소식을 접했고 곧바로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해 먼저 구단 차원에서 사과를 전했다. 그리고 후속 조치도 이뤄졌다. 자료 수집과 추가 회의를 통해서 사건을 확실하게 종결시키려는 의지를 보였다. 우선 해당 가해자들에 대해 내려진 격리 조치라는 징계가 내려졌다.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할 수 없으나, 무겁게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미트윌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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