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상여금 안 준 크래프톤…1심 "18억 지급해야"

주식가치 반영한 상여금 계약 체결
'성과 미흡' 이유로 계약직으로 변경
1심 "성과 내용 안 정해…일부 지급"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중앙지법. 2021.07.2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신귀혜 기자 = 근무기간 중 실적이 부진했다며 해외 사업 책임자에게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은 크래프톤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일부 상여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송승우)는 크래프톤의 북미 사업부 책임자였던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30억3000만원 상당의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지난 11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크래프톤이 A씨에게 18억여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했다.

A씨는 2017년 10월 크래프톤 자회사 B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프리미엄 인센티브 계약을 체결했다. 'B사의 경영 성장에 장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A씨에게 근무 의욕과 사기를 촉진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주식가치를 반영한 인센티브 청구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2020년 12월 크래프톤은 B사를 흡수 합병했다.

크래프톤은 주식을 국내 시장에 상장한 뒤 A씨의 업무 성과가 근로계약 체결 당시의 기대보다 미흡하다며 A씨의 고용 형태를 계약직으로 바꾸는 계약을 2021년 8월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지난 3월까지였다.

A씨는 고용 형태가 변경된 이후 기간에 해당하는 인센티브 약 30억3000만원을 크래프톤에 청구한 뒤 퇴직했다. 크래프톤이 이를 지급하지 않자 지난해 10월 이번 소송을 냈다.

크래프톤 측은 A씨가 북미 사업부 직원에게 갑질 등 잘못을 저지른 사정이 있었고, 실제 A씨의 업무 성과도 부진했다며 그에게 인센티브를 줄 이유가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청구한 일부 상여금의 경우 계약에 정해진 인센티브 청구권 행사 기간 내에 청구한 것이 아니므로 주지 않아도 된다면서도, 기한에 맞게 청구한 일부 상여금은 지급하는게 맞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와 북미 사업부 직원들 간의 문제로 크래프톤의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으로는 크래프톤의 손해가 현실화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크래프톤이 A씨의 고용형태를 변경하면서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나 징계 등을 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인센티브 계약 체결 당시 크래프톤이 A씨에게 기대하는 성과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지 않았다면서 A씨가 청구한 일부 상여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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