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기아의 시작...60~70년대 ‘T-600′과 ‘브리사’ 복원해 공개

기아는 현대차와 함께 한국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역사 자체는 현대차보다 더 오래되었다. 1944년 경성정공으로 시작해 1952년 기아산업, 1990년 기아자동차, 2021년 기아로 사명을 바꿔왔지만, 대한민국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하며 우리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왔다.

현대차그룹은 79년 기아의 역사를 돌아보고 그 기간 기아가 쌓아온 헤리티지(유산)를 고객·직원들과 나누기 위해 21일부터 내년 5월까지 서울 압구정 브랜드 체험 공간 Kia360에서 기아의 시작이 된 ‘T-600′과 ‘브리사’ 복원 차량을 전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그간 그룹 연구소에 보관돼 있던 차 원형과 과거 사진 등을 참조해 복원 작업을 해왔다.

서울 압구정 기아 브랜드 체험공간에 전시된 기아 T-600(왼쪽)과 브리사 사이로 기아의 과거 주요 모델들을 가상 이미지로 나타낸 모습. /기아

우선 T-600은 1969년 일본 동양공업(현 마쓰다)과 기술 협력을 통해 생산한 삼륜차다. 차체가 작고 가벼워 좁은 골목길이나 산동네에서 연탄, 쌀 배달 등에 활용됐으며, 세 개의 바퀴가 달려 있어 ‘삼발이’로 불리기도 했다. 원래 자전거를 만들던 회사였던 기아는 이 차를 개발하면서 자동차 회사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 이 차는 국내 자동차 산업사에서도 역사적 가치가 있다는 걸 평가받아 지난 2008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되기도 했다.

기아 'T-600' 복원 모델/기아

1974년 출시된 승용차 브리사는 역시 마쓰다 플랫폼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출시 이후 부품을 국산화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토대를 놓는데 기여한 차다. 2년 만인 1976년에 약 90%의 국산화율을 달성했다고 한다. 또 과거 석유 파동 당시 우수한 경제성을 토대로 많은 인기를 얻었으며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주인공이 운행한 택시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복원된 브리사/기아

두 차를 볼 수 있는 기아 헤리티지 전시는 별도 예약 없이 관람 가능하며, 도슨트 투어는 현장 접수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그룹 내에서 글로벌 탑3 기업으로 성장한 현대차·기아의 현재가 있는 것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직원들의 노력이 만든 헤리티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차 포니 쿠페에 이어 기아 T-600과 브리사를 잇따라 복원한 것도 이 같은 취지를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