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9개국, K기업 만나러 모였다...“한국은 가장 중요한 과학기술파트너”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3. 8. 2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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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럽 과기대회’ EKC 2023 독일서 개최
9개 한인과협 공동…양국 기관·기업 1000명 모여
SK이노, 프라운호퍼와 ‘암모니아 연구 협력’ 논의
막스플랑크硏 등 70여 세션, 채용부스도 ‘문전성시’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공대 사이언스콩그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유럽 과학기술학술대회(EKC 2023)’에 참석한 국내외 한인 과학자, 공학자, 기관·기업 관계자들이 행사장 입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우리 모두 수소경제 전환의 핵심으로 암모니아의 잠재력에 공감하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서로 힘을 모아보면 어떨까요.”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공대 사이언스콩그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유럽 과학기술학술대회(EKC 2023)’에서 국내 에너지 전문기업 SK이노베이션은 유럽 최대 응용기술 연구기관인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차세대 암모니아 기술 확보를 위한 협력 논의를 시작했다. 효율적인 수소 운반과 저장 수단으로 떠오른 암모니아를 두고 양측 간 협력 논의가 오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미국의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기업 ‘아모지’에 5000만 달러(약 670억 원)를 추가 투자하는 등 관련 사업 강화에 나선 가운데, 이번 행사를 기회로 청정에너지 선진국 유럽의 기관·기업과도 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장에서 만난 김일수 SK이노베이션 기술전략 사업개발담당은 “(유럽 철강사) 튀센크루프 측과도 만남을 가지는 등 EKC 2023이 양국 간 과학기술 협력 강화를 위한 전초전이 돼줬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뿐 아니라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포스텍(POSTECH), 한화, 삼성전자, 포스코홀딩스, HD현대 등 국내 연구기관, 대학, 기업은 물론 유럽 현지에서도 프라운호퍼, 막스플랑크 연구소, 여러 대학을 포함해 총 1000여명이 모인 EKC 2023은 18일까지 나흘 간 70여개 세션 발표와 토론, 채용박람회를 통해 기술과 인재 교류 논의가 활발히 오갔다. ‘학계와 산업계의 혁신적인 글로벌 협력’이라는 주제에 맞는 양국 과학기술 협력의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유럽 과학기술학술대회(EKC 2023)’가 열린 독일 뮌헨공대 사이언스콩그레스센터 내부<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행사를 주관한 재독한국과학기술자협회와 공동 추최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및 독일·프랑스·영국·오스트리아·핀란드·스칸디나비아·스위스·네덜란드·벨기에 등 9개 한인 과학기술인 단체는 국내 기관·기업의 유럽 진출을 돕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과학기술 글로벌화의 교두보로 구상한 ‘제1회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대회’가 성황리에 열린 가운데, 미중 기술패권 갈등 속 기술자립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제조·자동차·신재생에너지·우주·기초과학 강국인 유럽의 한인 네트워크 강화가 특히 필요해진 시점이다.

유럽 측 권위자들도 이에 공감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알렉산더 미카엘리스 프라운호퍼 세라믹기술및시스템연구소(IKTS)장은 “한국은 가장 중요한 해외 협력 파트너다”며 “(EKC 2023은) 배터리(이차전지)와 연료전지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특히 소프트웨어 강국이고 이를 바탕으로 최근 메타버스(디지털 가상세계) 등 새로운 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유럽은 (이를 구현하는) 센서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양국 협력 시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실제로 프라운호퍼는 HD현대, 구미시 등 한국과의 협력을 꾸준히 확대 중이다. 미카엘리스 소장은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를 언급하면서도 “한국과 협력한다면 매우 기쁜 일이 될 것이다”고 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공대 사이언스콩그레스센터에서 ‘한국-유럽 과학기술학술대회(EKC 2023)’ 개막식이 진행되고 있다.<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세션발표에는 프라운호퍼, 막스플랑크, 독일항공우주센터, 도이치텔레콤, 영국 보건안전청, 유럽 XFEL, 다이슨, 소니 유럽 등 현지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석해 IT, 우주, 바이오, 친환경 등 협력 시너지가 기대되거나 한국이 배울 필요가 있는 분야 주제들을 소개했다. 일례로 ‘단군 이래 최대 기초과학 프로젝트’라 불리는 중이온가속기 ‘라온’의 정식 가동을 앞둔 IBS의 노도영 원장도 본인의 기조연설 후 곧장 해외 한인 과학자들의 ‘거대 연구시설을 통한 연구’ 세션을 주의깊게 들으면서 그들의 인사이트를 얻어갔다.

삼성전자, 한화시스템 등 한국 기업들은 우수한 한인 인재를 확보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앞다퉈 채용부스를 열었다. 30여 부스 모두 학생들이 붐벼 문전성시를 이뤘다. 현장의 한 관계자는 “유럽 학계는 스승이 제자를 추천하는 식으로 우수한 인재가 한곳에 몰리는 분위기가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이들을 먼저 스카우트해야 하는 ‘입도선매’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뮌헨(독일)=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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